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AD
원본보기 아이콘


기업이 도산하거나 경영사정이 악화돼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받지 못하는 수급권 문제를 보완하고자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됐다.


제도 도입 이후 전체 상용근로자의 50% 이상이 가입하고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2019년 말)는 221조 원에 이르는 양적 성장을 이뤘다. 외형적으로 퇴직연금제도는 노후소득보장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퇴직연금제도의 내실화를 위한 수급권보호 관련 정책은 아직까지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그 동안 몇 번의 법률개정 작업이 있었지만 수급권보호 관련 정책은 부분적으로 이뤄져 실질적 수급권보호와 큰 괴리가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 가입기업의 약 60%가 법정적립률에 미달할 뿐만 아니라 임금채권보장기금제도의 기능 또한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은 완전한 사외적립, 엄격한 적기시정조치, 지급보증제도에 의한 법적보장으로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충분히 감안하면서 국제적 정합성을 견지하는 방향으로 수급권보호 정책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사외적립이 100% 완전적립 수준에 이르도록 제도를 보완하면서 한편으로는 영세사업장에 대한 법인세 감면, 저리의 운전자금 대출 등 영세사업장의 자금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과거근무채무 상각 및 재정재계산 기간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법정 최저부담금을 적립하지 않는 사용자에 대해 적기시정조치를 엄격히 적용하는 대책이 요구된다.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도입의 장애요소로 자금부담 가중(27.5%)을 최우선으로 꼽는 점을 감안해 별도의 영세사업장 지원대책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둘째, 퇴직급여 우선변제제도의 유용성을 제고하기 위해 퇴직급여에 대한 최우선변제기간을 현행 3년에서 최소한 근로자 평균근속연수(6.1년) 이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의 최우선 변제권 활용이 용이하도록 신청절차 및 방법도 대폭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에게 법적으로 최우선 변제권이 인정되지만 근로자 스스로 신청하고 법원경매에 참여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제도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기업 도산 시 퇴직급여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임금채권 보장기금제도의 기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퇴직급여부분을 별도로 분리하고 이에 기초한 지급범위 및 보장수준 등이 새롭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계약형 지배구조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기금형 지배구조로 전환 시 영미식 지급보증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 수급권이 법적으로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D

퇴직연금제도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전환하고 수급권을 통해 안정적 노후소득보장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근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수급권보호제도가 제대로 마련되고 시행하는지 여부는 제도의 신뢰성뿐만 아니라 제도의 정착과 발전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이러한 점에서 노사정 간의 충분한 합의과정을 통해 수급권보호 정책의 틀이 마련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