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해보이던 50·5·80…생활방역 마지노선은 왜 흔들리나
신규확진자 규모·깜깜이환자·방역망 내 관리 비율
생활방역체제 유지 위한 조건 가운데 일부 제시
이달 들어 신규 환자 40~50명대 늘어난 가운데
감염경로 불명·관리비율은 이미 수일째 못 지켜
10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레벨D' 보호구(전신보호복, 장갑, 보안경, 의료용 마스크, 덧신 등)를 갖춰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관련 검사 장비 현황을 살피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50명 미만, 5% 이내, 80% 이상. 정부가 지난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고 '생활 속 거리두기', 이른바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면서 내놓은 기준이다. 생활방역은 과거의 거리두기가 일상에 제약이 커 부작용이 컸던 점을 감안, 그보다 다소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 일상과 방역을 조화롭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앞서 언급한 기준은 국내 의료체계에서 부담 가능한 수준을 감안해 산출됐다. 하루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명보다 적게 나오고 어디로부터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속칭 '깜깜이 환자' 비중이 5%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 방역망 내 관리비율이란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해외에서 입국하는 등 당국이 감염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리중인 대상 가운데 나오는 확진자 비중이다.
여기에 별개로 새로 발생하는 집단감염의 수도 따진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건 아니고 경향성을 보기 위해 2주가량 기간을 정해 수치를 산출한다. 방역당국이 평가하는 위험도가 바로 이 수치를 기반으로 한다. 물론 이러한 수치가 기준치를 넘었다고 해서 기계적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건 아니다. 방역당국 고유의 정성평가 등을 함께 감안해 거리두기의 수위를 정한다.
지난달 초 생활방역 전환을 결정할 당시 이 수치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해외유입을 뺀 지역감염 환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은 적도 며칠 있었다. 그러나 이내 서울 이태원클럽 집단감염, 부천 쿠팡물류센터 등 굵직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그 밖에도 수도권 곳곳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불거지면서 상황은 나빠졌다. 방역당국이 수도권에 국한해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에 버금가는 방역수칙을 강제한 것도 그래서다.
집단 내 환자 늘면 깜깜이 환자 비중 떨어지는 구조
신규 환자 규모·감염원 불명 비중 같이 올라가는 건 흔치 않아
생활방역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은 언뜻 촘촘해 보이지만 빈틈이 없다고 하긴 힘들다. 특히 수치를 산출하는 구조를 보면, 특정집단에서 다수 환자가 발생하거나 한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전파 연결고리가 확인될 경우 앞서 언급한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정 집단 내 환자가 늘어날 경우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비율을 따질 때 분모, 즉 전체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서 비율은 떨어진다.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는 집단의 크기와 상관없이 처음 발견된 지표환자 1명만 세고 같은 집단 내 나머지 다른 환자는 감염경로가 파악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령 최근 서울 강남구 어학원이나 강서구 투자회사 콜센터, 금천구나 성남시 교회 내 소규모 집단감염의 경우 서울 관악구에 있는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번져 나간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당초 일부 집단감염은 처음 발견한 확진자가 어떻게 감염됐는지 파악되지 않았었는데, 역학조사 결과 리치웨이 연관성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 2일부터 13일 낮까지 확인된 이 집단 환자 153명 가운데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는 1명, 나머지는 모두 감염경로를 파악한 환자가 되는 식이다.
방역당국이 최근 수도권 일대 상황을 좋지 않다고 평가하는 건 고령자 비중이 늘어 인명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기도 하나,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던 이러한 기준치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방역망 내 관리비율의 경우, 그간 수개월 새 경험이 쌓여 접촉자를 발빠르게 추적하면서 감염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격리하거나 감시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어렵지 않게 80%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이미 수주 째 못 지키고 있다.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중 역시 8~9%대가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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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월과 같이 사회 전반의 방역수칙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나 정부는 기존과 같이 수도권에 한해 강화된 방역수칙을 연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수도권 내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몇 달 전과 같은 거리두기 강화 시기로 돌아가긴 어렵다는 점도 솔직히 털어놨다. 시민 다수가 겪는 피로감, 학업이나 업무 등 일상 차질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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