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부터 대학교육까지' 80세 김종인의 종횡무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미래통합당을 이끄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부터 데이터청,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두를 제시하며 정치권의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보인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생각이 젊다'는 찬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배가 고픈 사람이 빵 사먹을 물질적 자유'를 언급하며 기본소득 화두를 꺼내들었다. 대표적인 진보 의제 중 하나였던 기본소득을 보수 진영에서 먼저 언급하며 이슈를 선도하고 나선 것.
대선주자들이 김 위원장이 던진 화두에 반응하며 기본소득 논의는 본격화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한다"고 밝혔고, 1호 공약으로 기본소득을 내세웠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에 호응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본소득보다 전국민 고용보험이 먼저"라며 기본소득에 반대하고 나섰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사회주의 배급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우파 개념의 기본소득제인 '안심소득제'를 제안했다.
통합당은 11일 공식 출범시킨 비대위 산하 경제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기본소득의 재원과 지급대상, 지속가능성 등 구체적인 청사진 그리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본소득 이슈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김 위원장은 '데이터청'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화두도 던졌다. 그는 지난 4일 처음으로 데이터청 화두를 던진 데 이어, 11일 국회에서 통합당 주관으로 열린 데이터청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원료가 데이터"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청 논의 자체는 여당 내에서도 이미 있어 왔지만,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이슈화한 것은 김 위원장이 한 발짝 앞서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에게 비판적이었던 원희룡 제주지사도 12일 "김 위원장의 데이터 청 설립 제안을 적극 환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4차 산업혁명 대응의 일환으로 고등교육 개편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11일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으로 "학사 4년, 석사 2년, 박사 4년 10년간의 대학 과정이 과연 쓸모 있나"며 국회 내에 고등교육 심의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또 교육 문제에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현 교육 시스템이 불평등을 고착화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평등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이 교육 불평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사교육 시장 억제를 위한 공적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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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2주도 안 돼 기존 보수가 제기하지 못했던 경제, 산업, 교육 관련 화두를 쏟아내는 김 위원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꿈의 정책들이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물어야 한다"며 "말만 던지고 실천하지 못한다면 양치기 정당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김 위원장은 우리 당에서 생물학적 나이가 가장 많지만 그 생각은 가장 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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