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키코 배상 자율협의 시동…"피해기업에 실질적 도움 기대"(종합)
12일 은행 실무진과 협의체 구성 간담회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번 주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기업 배상 문제와 관련한 판매은행들의 자율조정 절차에 착수한다.
10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2일 KB국민ㆍNH농협ㆍIBK기업ㆍSC제일ㆍHSBC 등 5개 은행 및 은행연합회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키코 사태의 자율조정 문제를 다룰 '은행협의체' 참여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다.
이들 은행은 145개의 키코 피해기업 중 일부를 상대로 상품을 판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키코 사태를 둘러싼 그간의 분쟁조정 상황 등을 일단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신한ㆍ하나ㆍ우리ㆍDGB대구ㆍ한국씨티ㆍKDB산업 등 6개 은행이 4개 기업에 키코를 판매한 데 대해 불완전판매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는 분쟁조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이 '민법상 손해액 청구권 소멸시효인 10년이 이미 지난 상태에서 배상하면 주주 이익을 해치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하면서 분쟁조정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와 별개로 피해 기업들에 대한 자율적 배상 또는 보상 방안을 마련해보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구상이다. 신한ㆍ하나ㆍ우리ㆍ한국씨티ㆍDGB대구은행 등은 은행협의체가 가동되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혀 이번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은행협의체가 가동되더라도 구체적인 배ㆍ보상안이 신속하게 도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은행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앞서 금감원이 제시한 분쟁조정안을 은행들이 수용했다면 이를 가이드라인 삼아 자율조정이 탄력을 받았겠으나 반대의 상황이 빚어진 만큼 자율조정의 근거 또한 미약해진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액의 크고 적음을 떠나 배임의 우려를 해소하기가 어렵다고 여러 은행이 이미 지난한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렸는데 자율조정이라는 절차를 통해 얼마나 획기적인 논리가 만들어질 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면서 "'은행들의 자율에 맡긴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문제를 풀려면 정치적 접근 등 조금 다른 시각의 접근을 당국이 선제적으로 해 줄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으나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위험 헤지 목적으로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환율이 급변동해 줄줄이 도산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금감원은 이날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앞선 분쟁조정안을 대다수 은행이 수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은행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조정안을 수락하기를 바랐으나 대부분 불수락해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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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이어 "원만한 자율배상 진행을 위해 분조위 결정내용 및 배상비율 산정기준 설명 등 협의체를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피해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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