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러 미만 달러 예치시 수수료
현지통화 리엘 사용 확대 방안
상인들 소액달러 결제거부나 수수료 전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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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캄보디아 여행 갈 때 1달러를 충분히 갖고 가세요."


캄보디아 여행을 소개하는 책자나 여행 블로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언이다. 하지만 이런 충고는 더 이상 현지에서 통하지 않는다.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보디아중앙은행(NBC)은 오는 9월1일부터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10달러 미만의 달러화 소액권을 예치할 때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수수료 액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현지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예치금 대비 3.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NBC는 수수료 부과 배경과 관련해 ▲금융 정책의 독립성과 경제성장의 효율화를 촉진하기 위해 현지 통화인 리엘화 사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달러화 대비 리엘화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현지 통화의 수요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달러화 소액권의 수요가 정체돼 있고, 낡은 달러 지폐를 교환하기 위한 비용 부담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NBC의 이 발표로 캄보디아 경제 현장에서는 혼란이 야기됐다. '10달러 미만인 1달러, 2달러, 5달러 권종 사용 금지'로 해석되면서 미 달러화 소액권을 거부하는 업소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환전 수요 역시 급격히 늘면서 현지 통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급기야 훈센 총리까지 나서서 "'1, 2, 5달러를 사용하지 못한다'라는 가짜 뉴스를 퍼뜨릴 경우 체포하겠다"고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3개월 후 달러화 소액권이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금융기관이 수수료를 이유로 달러화 소액권을 받지 않거나 수수료를 떼고 받으면 상인들이 달러화 소액권 결제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캄보디아는 자국 통화인 리엘화보다 달러화가 더 통용되는 나라다. 리엘화는 1달러 미만의 잔돈으로 주로 활용한다.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달러화를 법정통화처럼 사용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2018년 기준 전체 예금에서 달러화 비중은 83%를 차지했다.


NBC는 그동안 리엘화 유통 비중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탈(脫)달러라이제이션 조치를 했다. 급격한 탈달러라이제이션은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점진적인 방법을 취해왔다. 이런 기조 덕분에 달러ㆍ리엘화 환율은 ±2.5% 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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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가 내놓은 대표적인 탈달러라이제이션 조치로는 ▲전체 대출에서 리엘화 비중을 10%로 상향(2016년 12월) ▲은행 간 리엘화 송금ㆍ결제 시스템 개통 및 상품 가격 리엘화 표시(2016년 4월) ▲리엘화 표시 회사채 발행 허가(2017년 11월) 등이 있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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