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재정적자 56.6兆 역대최대
국가채무 급속 증가 땐 신용등급 하락·외화이탈 악순환
채무비율 논의 재점화…전문가들 "재정준칙 필요성 공감"

초당 353만원씩 불어나는 나랏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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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김은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나랏빚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 채무가 가파르게 늘 경우 국가 신용등급 강등, 외화자금 이탈 등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어느 정도까지 우리가 빚을 감내할 수 있는지, 적정 채무비율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무비율 급증, 신용등급 하락 등 악순환 고리=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3차 추경안 기준 국가채무는 84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산 기준(728조8000억원)보다 111조4000억원(15.3%) 늘어난다. 하루에 3052억원씩, 1초에 약 353만2400원씩 불어나는 셈이다. 이는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 2월 기준으로 계산한 초당 227만8100원보다 125만4300원이 늘어난 것이다.

총 국가채무를 지난달 주민등록인구 5184만1371명으로 나눈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621만원으로 지난해 1인당 국가채무(1406만원)보다 215만원씩 증가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지만 문제는 속도"라며 "채무비율이 급격하게 오르면 간단히 말해 국가가 채무를 못 갚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돼 '위험한 국가'로 분류되면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의 이자율이 오르게 된다. 또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발행한 대규모 국채에 대한 이자도 늘어난다. 채무비율의 급격한 상승이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하게 되는 셈이다.

◆재정준칙 필요하지만 관건은 방식= 채무비율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하고 있다. 이미 관련 법안이 지난 5일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됐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가채무비율과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각각 45%, 3% 이하로 제한하자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적정 비율을 법안에 명시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채무 관리 방안은 필요하지만 채무비율 상한을 못박게 되면 정부의 재정운용이 너무 위축된다"며 "대신 1년에 채무비율이 몇 %포인트 이상 오르면 안 된다는 식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준칙을 마련하자는 것은 정부에 돈을 더 쓰라는 것이 아니라 정부지출에 대한 기준을 논의하자는 차원"이라며 "일정 기간에 대한 증가세를 제한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재정준칙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와 같은 재난시기에는 정부가 돈을 풀어서 경제를 돌려야 하는데 재정준칙 도입 논의는 이를 제한한다"며 "경제가 불황일 때 재정건전성을 의식해 정부가 재정지출을 과감하게 못하면 불황이 더 심해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건전성을 더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재조명된 MMT, 한국에도 통할까= 전 세계가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빚을 늘리면서 최근엔 '경제학의 이단'으로 불리던 현대화폐이론(MMT)도 힘을 받았다. 정부가 아무리 재정적자를 내더라도,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공급하면 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한 자국통화표시 부채는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 MMT의 골자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제학계 전문가들은 한국과 같은 비(非)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이 국가 채무를 무한정 흡수하진 못한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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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무제한으로 국가채무를 늘려리면 결국 환율 급등과 외화자금 이탈, 신용등급 갈등 등의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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