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의심의위원회 ‘부의 의결’ 가능성 높아져
검찰, ‘영장재청구와 불구속 기소’ 중 선택 기로에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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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과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 실장(69),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64)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9일 모두 기각되며 검찰의 수사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온 이 부회장뿐만 아니라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에 대한 구속영장마저 기각된 만큼, 두 회사의 합병 과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이 있었다는 검찰의 법리 구성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해졌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한 검토를 거쳐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할지,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다"면서도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하여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하여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힌 것은 주목할 점이다.

1년7개월째 수사를 이어온 검찰로서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통해 영장심사 결과를 뒤집을 만한 결정적 진술이나 물적 증거를 확보해 영장을 재청구하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번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지난 4일 이 부회장과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및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그룹 수뇌부의 주도로 불법적인 시세조종과 삼바의 회계 부정 등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삼성 측은 두 회사의 합병은 관련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삼바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서 볼 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삼성 측이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소집을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됐을 경우, 기소의 타당성에 대한 수사심의위의 심의의견은 사실상 무의미했다.


설사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기소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수사팀에 전달하더라도, 검찰이 이미 구속된 피의자를 기소하지 않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오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면 부의심의위원회에서가 심의에 부의하자는 의결을 하더라도 크게 의미가 없었겠지만, 영장이 기각된 현 상황에서는 수사심의위가 이번 사건에 대한 기소에 어떤 의견을 내놓는지가 의미가 커진 만큼 부의심의위원회에서 ‘부의’를 결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5명의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으로 구성된 부의심의위원회는 사건 주임검사와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 양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서면 의견서를 바탕으로 수사심의위 부의 여부를 심의한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부의심의위원회에서 참석한 부의심의위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심의위 부의가 의결되면 위원회 소집요청서를 검찰총장에게 송부한다.


이후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현안위원회에서 10명 이상의 위원이 사안을 심의한 뒤 심의결과에 대한 심의의견서를 작성해 주임검사에게 송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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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침에서 심의의 효력과 관련 ‘주임검사는 현안위원회의 심의의견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구속력은 인정되지 않지만, 수사팀이 수사심의위의 심의의견과 상치되는 처분을 하는 데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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