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만능통장 ISA…'만능' 기능 하려면?
"투자자 납입분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도 신설해야"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2016년 3월 은행에 다니는 지인의 권유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한 직장인 박모씨. 대략적인 상품 구조와 혜택을 듣긴 했지만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말만 믿고 별다른 고민 없이 가입했다. 박씨는 매월 10만원씩 연 2.5%의 정기적금에 투자하는 ISA 상품을 들었다. 그가 최근까지 불입한 원금 약 500만원에 대한 이자는 12만5000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금액은 이자수익의 15.4%인 2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그는 "투자금액이 당초부터 크진 않았지만 2만원도 안되는 돈을 벌기 위해 500만원을 5년간 넣어두는 것이 잘하는 행동인지 모르겠다"며 "계약 해지를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 재테크 통장이란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세상에 나왔던 ISA가 최근 잇따른 가입자 감소로 유명무실한 상품이 됐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은 무엇보다 '쥐꼬리' 세금 혜택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민적 재산증식 수단이라는 당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 위해서는 세액공제 등의 파격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ISA는 일반형 기준 연간 2000만원 한도 내에서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이 기간 발생한 이익에 대해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과세 한도인 200만원의 이익이 났다고 가정하고 이자ㆍ배당 소득세율(15.4%)을 적용하면 세금 혜택은 30만8000원 수준이다. 비과세를 받기 위해 5년(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 서민형 가입자는 예외) 의무가입 기간이 있어 자금이 묶이는 것을 감안하면 가입 혜택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최대 1억원의 돈이 묶이는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혜택은 더 낮아 보인다. ISA와 비슷한 절세통장을 도입하고 있는 영국과 일본 등은 비과세 한도가 별도로 없다.
가입 혜택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정부는 지난 3월 ISA 투자 대상에 주식을 포함하고, 가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소득이 있는자만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을 모든 거주자로 확대해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주식 투자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금융상품들과 손익을 합해 절세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만기 때 주식과 펀드 등 상품별 손익을 통산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비과세 한도를 책정하고 그 한도를 넘어서는 부분만 분리과세(9.9%)를 하겠다는 것이다. ISA 계좌 내에서 주식 투자를 해 배당소득을 받는 경우 한도내 비과세 해택도 가능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일반주식 매매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 후 배당을 받으면 세금(15.4%)을 내야 하지만, ISA 계좌는 다른 상품의 손실과 배당 이익을 통산할 수 있다"며 "만약 통산 후 이익이 없다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돼 수요가 조금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일몰제로 운용하고 있는 ISA 제도를 영국과 같이 영구화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도 장기플랜을 가지고 ISA 투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ISA 흥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납입분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추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납입액에 대한 세액공제와 함께 운용수익 한도 내 비과세 및 추가분에 대한 상대적 저리 세율 방식으로 쌍방향 세제 혜택이 이뤄져야 투자자를 모으는 확실한 유인이 생길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10여종에 이르는 각종 세제 금융상품을 ISA로 일원화 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 노후자산 축적에 가장 대표적인 상품인 ISA로 각종 세금 혜택을 몰아주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여러 상품에 세금 혜택이 분산되기보다는 ISA만 택하면 세금 혜택을 받는다는 대표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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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자들과 ISA 개편안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의견 교환을 마쳤다"면서 "가입 대상 확대, 운용자산 주식 편입 등 증시안정화 방안에 들어갔던 내용들을 토대로 세법 개정 작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지만 납입액 세액공제 신설 등의 사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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