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 놓고 한미 외교당국, 위상 변화에 촉각
한미 실무급협의 이어 북핵수석대표 간 접촉에 주목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한미 외교 당국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급격한 위상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한 한미 실무급 협의가 있었고 조만간 한미 북핵수석대표도 한반도 현안을 둘러싼 변화를 두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한반도 상황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북핵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조만간 '김여정 담화'를 두고 의견 교환에 나설 전망이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ㆍ일본 담당 부차관보도 지난 4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은 모든 단계에서 대북 접근 방향을 비롯해 다양한 사안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비건 부장관과 이 본부장이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최근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강한 어조로 불쾌감을 표하고 남북 군사협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한미는 국장급ㆍ과장급 실무회의를 했다. 양측은 북한 내 변화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미 양측은 김 제1부부장의 위상 변화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과 미국 양측은 최근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면서 "김여정 담화 등에 관심을 가지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김여정 담화 다음 날인 지난 5일 김 제1부부장과 관련해 "대남 사업을 총괄한다"며 "김 제1부부장이 대남 사업 부문에 담화문에서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 사업에 착수하는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이 본부장은 지난달 말부터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잇달아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제하던 대면 협의를 재개한 것이다. 다만 한미 북핵수석대표 간 논의 내용이 더 구체화되고 표면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보가 재개되지 않는 한 '이도훈-비건-최선희(북한 외무성 제1부상)'로 이어지는 3자 대화의 장이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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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 사이의 비공식 의견 교환은 지속돼왔겠지만 이를 표면화하기까지는 무르익어야 할 조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앞서 중국과 러시아에도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설득해주고 비핵화 촉진 역할을 해달라고 그간 지속해온 요청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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