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 2개로 20년 넘게 산 여성… 법원 "하나로 합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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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뒷자리 숫자가 없는 주민등록번호와 가족관계 등록이 돼 있지 않은 주민등록번호, 이 불완전한 2개의 주민등록번호를 갖고 20년 넘게 살아온 여성이 있다.


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여성에게 가족관계가 등록된 정상적인 13자리 주민등록번호를 교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A씨가 "주민등록번호 부여와 주민등록증 교부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서울의 한 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여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고 주민등록증을 발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1993년 태어났을 당시 출생 신고를 하면서 동장의 실수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제대로 부여받지 못했다.


4년 뒤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새아버지의 성으로 2차 출생 신고를 해 주민등록번호 13자리 숫자를 모두 받았지만 이미 어머니 호적에 등록돼 있다는 이유로 새아버지 호적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A씨 입장에선 앞자리만 있는 주민등록번호 1개와 아버지, 어머니 등 가족관계가 없는 주민등록번호 1개, 이렇게 온전치 못한 주민등록번호 2개를 가지게 된 셈이다.


A씨는 2018년 첫 번째 주민등록번호에 뒷자리를 부여하고 두 번째 주민등록번호가 찍힌 주민등록증을 회수하라고 신청했다.


2010년 새아버지가 사망하면서 가족관계 등록이 더욱 어려워짐에 따라 친부의 성을 따른 온전한 주민등록증이라도 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관할 구청은 이를 거부했고, A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는 "관할 행정청인 동사무소가 두 번째 성에 대한 주민등록번호 삭제 조치를 하지 않아 두 개의 신분을 갖게 됐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의 두 번째 성은 법원에서 출생신고 서류를 반려했으므로 관련 법에 따라 주민등록이 정정 또는 말소돼야 하는 사안임에도 이뤄지지 못했다"며 관할 동사무소의 잘못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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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비록 A씨가 두 번째 성으로 법률관계를 형성했더라도 주민등록 제도를 관할하는 행정청과의 관계에서 A씨가 불이익을 부담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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