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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에 담배 연기 들어와 정말 괴로워요" 코로나 여파 간접흡연 갈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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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마스크 착용 일상화
일부서 길거리 간접흡연 갈등
마스크 안으로 담배 연기 들어와 불쾌감

직장인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직장인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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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2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퇴근길 불쾌한 경험을 했다. 버스 정류장 일대에서 한 남성이 담배를 피워 그 연기가 마스크 안으로 스며들어왔기 때문이다. A 씨는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담배 연기는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는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애초에 흡연 금지 구역인데, 왜 담배를 피우는지 모르겠다. 특히 마스크로 인해 간접흡연 피해가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길거리 흡연자들과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비흡연자들은 이들의 담배 연기가 마스크 안에 들어와 밖으로 빠지지도 않고, 고통스럽다는 처지다.

30대 직장인 B 씨는 "코로나로 매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길을 걷다 무심코 들어오는 담배 연기는 정말 곤혹스럽다"라면서 "결국 마스크를 들고 들어온 담배 연기를 빼야 한다. 내가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대학생 C 씨는 "이전에도 간접흡연 피해는 있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때 담배 연기가 들어오면 정말 고통스럽다"면서 "건강에도 어떤 악영향이 있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을 통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을 통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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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속으로 담배 연기가 들어와 고통스러운 피해도 문제지만,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도 상당하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고혈압 위험 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병진 교수는 2012~2016년 건강검진자 10만8354명 자가 설문조사 및 소변 코티닌 측정 수치를 분석한 결과, 간접흡연이 고혈압의 위험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비흡연자를 △간접흡연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그룹 △과거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있으나, 현재는 가정, 직장에서 노출되지 않는 그룹 △과거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없고, 현재 직장에서만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는 그룹 △과거에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있으며, 현재도 가정 또는 직장에서 노출되고 있는 그룹 등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간접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과거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됐고 현재도 계속 노출되는 그룹의 고혈압 위험은 1.22배 컸다. 과거엔 간접흡연 노출이 없었지만, 현재 기준으로 담배 연기를 마시는 그룹은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1.15배였다.


흡연 노출 시간과 빈도, 기간에 따라서 고혈압 위험은 달라졌다. 다른 사람의 담배 연기를 오랫동안, 여러 번 마실수록 고혈압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한, 노출 시간이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짧더라도 고혈압 위험은 늘어났다. 간접흡연 자체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김병진 교수는 "담배 유해 물질 중 니코틴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킨다고 알려졌다"며 "니코틴 성분 외 다른 물질이 고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남녀 모두에게 해당하는 결과"라며 "짧은 시간과 적은 양의 간접흡연도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대한 간접흡연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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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들도 입장은 있다. 거리 대부분이 금연 구역이라는 게 이유다. 한 40대 직장인은 "회사 건물이 금연 빌딩이고, 밖에 나와도 온통 금연 구역이다"라면서 "금방 담배를 피운다는 게 피해를 드리는 것 같다. 죄송한 마음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흡연자는 "식사 후 식당 앞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면서 "무심코 피웠는데, 간접흡연 피해를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간접흡연 갈등이 일어나는 가운데 정부는 실내 흡연실도 흡연 이용 금지를 권고하고 나섰다.


방역당국은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내 코로나19 확산 주요 경로로 식당·휴게실과 함께 흡연실을 지목하면서 "다른 사업장에서도 실내 흡연실은 모두 감염 고위험시설이므로 이용 금지를 권고한다"고 28일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흡연 행위 자체가 코로나19와 관련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서 "흡연은 마스크를 벗는 행동을 수반하고, 흡연실 내에서 밀접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민건강증진법상 사업장 내 실내 흡연실이 허용돼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야외에 있는 흡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도록 권고드린다"고 당부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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