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 미중…수심 깊은 한국
미중 실물·금융전쟁 확대 가능성…전문가 "사이에 껴선 안 된다" 강조
중국·베트남·캐나다·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 필수인력 이동 완화와
"한국 주도 중견국 통상연대" 전략 방향 맞지만
일본 '이달 말 수출규제 원상복구' 답신 없고 외교 갈등 중
김현종 "지정학적 위치상 코로나19 이후 큰 변화 우려와 고민 있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미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방침에 대해 경고장을 날리면서 '신냉전'에 들어간 양국 관계가 나빠지고 있다. 무역·기술·금융 등으로 양국 간의 갈등이 확대되고 있어 양국과 여러 이해관계로 얽힌 한국은 딜레마에 빠졌다. 양자택일 선택하는 상황으로 몰려선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보안법 도입에 대한 결의안 초안이 제출됐다. 중국 전인대가 홍콩 관련 법안을 직접 만드는 것은 1997년 홍콩 반환 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 방침에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린 매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미국은 중국 전인대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 제안을 규탄한다"며 "이 형편없는 제안을 재고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전제로 홍콩에 부여해온 관세·투자·무역 및 비자 발급 등에 대한 '특별지위'를 미국이 박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홍콩은 미국에 수출할 때 중국 본토처럼 최고 25%의 징벌적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의 반발에 불쾌감을 표현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의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이며 외국은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 ▲주요 기업(화웨이 등) 거래 제한 ▲연기금의 주식 투자 제한 등 실물경제와 금융을 넘나드는 경제 전면전을 벌여왔다.
지난 1월 맺은 1단계 무역합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잠잠했던 양국의 정치 갈등이 확대되면서 경제 전쟁이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불안이 세계를 덮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고민스럽다'는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혁신포럼에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정학적 위치상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큰 변화에 대한 우려와 고민 사항들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연장선상에서 우리나라가 양자택일의 상황에 몰리지 않도록 내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라며 "미국도, 중국도 필요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밝힌 대응 전략은 ▲일본에 이달 말까지 수출규제 원상복구 촉구 ▲다음달 말 글로벌밸류체인(GVC) 재편 전략 발표 ▲중견국 통상연대 주도 등이다.
미국, 중국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신남방·신북방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우리와 비슷한 입장의 중견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벨기에 등)과의 '통상연대'를 강화하는 전략은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기업의 리쇼어링(본국 회귀)을 유도할 만한 세제 혜택, 노동 개혁 등 뚜렷한 혜택이 제시되지 않고 있고, 일본과의 강제징용 갈등 등 정치 한계 때문에 통상연대의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싱가포르 등 위주로 신남방 지역 진출 전략 관련 사내 회의가 있었다"며 "국내 복귀에 대해 공식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상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계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관련 사항을 살펴보고 있지만, 법인세 인하 등 세제·노동 규제 완화 여부 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법인세 인하 여부에 관한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통상본부는 중국, 베트남을 비롯해 캐나다·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 등 중견국으로의 필수인력 이동완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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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이 제시한 협상 시한인 '이달 말'까지 일본이 수출규제 원상복구를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시선이 없지 않다. 일본 외교청의 '독도는 일본 땅' 주장에 우리 정부가 주한 총괄공사를 초치하는 등 표면적인 외교 갈등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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