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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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 개정안이 올해 하반기 국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업체의 소액 후불결제(30~50만원) 서비스 허용, 간편결제 충전한도 확대(2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 수준) 등을 담은 전금법 개정안을 준비중이다. 간편결제 이용자들의 편의가 한층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디지털 기반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정부의 핀테크 산업 육성 의지도 확고한 듯하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 후불결제 소액여신 남발에 대한 리스크 증가, 기존 후불결제 서비스 업체인 카드사 경영악화가 우려된다.


국내 공인인증서를 거치지 않는 온라인 결제방식인 간편결제시장은 선불 또는 직불결제 기능에 국한돼 있다. 특히 사전에 돈을 충전 후 결제시 이를 이용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룬다. 충전액 부족시 전자금융업체는 금융소비자의 은행계좌 또는 신용카드와 연계해 부족 금액을 자동 충전 받는다. 이를 통해 신용 및 체크카드 사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간편결제시장에서 전자금융업체와 카드사간 협업도 필수적이다.

간편결제업을 영위하는 카카오페이 및 네이버페이라는 대형 플랫폼사의 고객수가 약 4000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후불결제 서비스가 전자금융업체에게 허용될 경우 최소 12조~20조원의 신용이 제공된다. 사실상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 허용은 전자금융업체에게 여신기능을 제공하는 셈이다. 소액여신업은 건전성을 기반으로 영업이 이루어지는 규제산업으로 카드업의 경우 자기자본 200억원이 요구되는 인허가 산업인데, 이를 유사금융업인 전자금융업체(요구자본금 20억원)들에게 허용하는 것이다.


최근 고용악화로 인한 가계소득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금법 개정안이 자칫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는 147개의 전자금융업체가 등록돼 있다. 소액이라고는 하지만 여러 전자금융업체로부터 30만원씩만 신용으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웬만한 규모의 가계여신에 해당된다. 가계부채 증가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소득이 부족한 일부 20대 소비자의 무분별한 후불시스템 사용이 가계부채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업체가 아닌 전자금융업체의 건전성 유지, 자금조달력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일정조건을 충족하는 업체에만 후불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이 금융당국에서 논의중인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전금법 개정안의 국회통과가 이루어질 경우 카드사와 일정규모 이상의 플랫폼사간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적용으로 캐시백 등 부가서비스 제공 제한, 위험차주에 대한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등 금융규제를 받는 카드사에 비해 간편결제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전자금융업체에 대해서는 자본금 20억원, 미상환 잔액 대비 자기자본비율 20% 유지이외에 특별한 규제사항이 없다. 국내 주요 간편결제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도 없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간편결제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페이서비스에 익숙한 젊은 층의 후불결제 서비스 이용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소액여신업의 문호개방은 최근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자영업자에 대한 결제대금 유예, 대출금리 할인 등을 지원중인 카드사의 매출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론 증가로 연체율 증가에 직면한 카드사 경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즉, 위험관리비용 증가 상황에서 매출감소는 카드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카드사의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카드사의 후불결제 유사상품으로 발급 후 3년간 동 카드 2개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와 같이 후불결제 서비스 이용의 제한요건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고객 신용한도 산정 및 연체율 현황 등 소액여신허용에 관한 리스크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카드업체와 동일 규제 기준의 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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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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