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과감한 세제혜택 줘야"

"한국 리쇼어링, 불끄고 공부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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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문재인 정부가 3대 신성장 산업으로 삼은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세제 혜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반도체 자급을 위한 강력한 '리쇼어링(Reshoringㆍ제조업의 본국 회귀)' 정책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이 디지털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ㆍ중국ㆍ일본이 자국 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 경쟁을 본격화 할 경우 국내에 기반을 둔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산업에 대한 자국 중심주의가 커질수록 기존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퀄컴, 엔비디아 등 팹리스(Fablessㆍ설계) 주요 고객을 현지 리쇼어링 기업에 빼앗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업황 발전을 위해 해외에 나가있는 소재ㆍ부품 기업에 대한 본국 회귀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데 공감했다. 다만 높은 법인세 비율과 52시간 근로제 등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업황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인으로 꼽았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지난해 미국은 800개 이상 기업의 리쇼어링을 통해 5만명이 넘는 고용창출을 이뤄냈다"면서 "우리 정부도 노동시장의 높은 임금수준과 경직된 환경을 개선해 리쇼어링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7.5%에 달하는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과 주 52시간 근로제를 본국 회귀를 꺼리게 하는 핵심 요소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비교하면 6.5%가량 차이난다"며 "예컨대 국내서 1조원의 순이익이 발생할 경우 미국보다 법인세가 500억원 더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들어 법인세를 28%에서 21%까지 인하했다. 또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미국 기업이 자국이나 동맹국으로 이전할 경우 세금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자국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의 법인세도 우리보다 낮은 23.4%다. 영국(19%)과 독일(15.8%)은 10%대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우리 정부가 언급하는 리쇼어링 정책은 불을 끄고 공부하라는 것과 같다"라며 "옆집(미국ㆍ중국ㆍ일본 등)에서는 공부하라고 야식까지 넣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618억5000만달러(한화 75조9800억)로 전년(511억달러) 대비 21.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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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기업이 해외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투자환경이 갈수록 경직되고 있다는 점이고, 투자환경이 경직되는 이유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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