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확산…'성소수자' 아웃팅 논란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3112명 연락불통
서울시 '익명검사제도' 자진신고 거듭 호소

8일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킹클럽' 앞을 지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8일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킹클럽' 앞을 지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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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비롯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성소수자 강제공개(아웃팅)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 성소수자는 성적지향 공개는 극단적 선택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성소수자 인권 침해가 아닌 △감염 예방 수칙을 지키지 않은 점,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클럽 방문자들에 대한 정보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12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 나선 성소수자 A 씨는 "용인 66번 확진자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수칙을) 지키지 않은 점은 저희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생각한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아웃팅'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한다. (성적 지향이) 타의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알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의 성 정체성을 깨달은 후 10년~30년씩 주위 사람들이나 부모님에게까지 성적 정체성을 숨겨온 사람들이 그것이 갑자기 만천하에 공개가 된다고 생각을 하면 저라도 엄청난 압박과 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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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서도 일반적 비난을 넘어 혐오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사실 '내가 아웃팅이 되느니 차라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내가 사회적으로 죽을지 말지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검사를 안 받으면 벌금이다, 징역형이다' 이렇게 접근을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안으로 검사 과정과 동선 공개 대상에서 특정 장소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익명성을 보장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성 소수자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그들의 성 정체성은 관심 없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다른 문제는 도대체 왜 그렇게 클럽을 갔느냐 하는 것이다"라면서 "이런 부분에서 비판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직장인 B(38) 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 자신의 동선 등 공개될 수 있는 것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사람이 많은 클럽을 방문했고, 양성 반응이 나왔으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를 비롯해 젊은 사람들은 그들의 성정체성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용인 66번 환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감염이 잇따르자 정부가 클럽 등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8일 오후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 자진 매장 앞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도 용인 66번 환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감염이 잇따르자 정부가 클럽 등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8일 오후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 자진 매장 앞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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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 중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3천 명이 넘어 강제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성적 지향점이 드러날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서는 익명검사제도를 도입,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이태원 클럽 출입자는 모두 5517명이다. 12일 오전 기준 서울시가 파악한 이 명단에서 절반이 훌쩍 넘는 3112명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1일 코로나19 긴급브리핑에서 "앞으로 2~3일이 서울이 뚫리느냐 아니냐의 중대 고비가 될 것입니다. 서울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립니다."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이태원 클럽 관련해 확보한 명단 총 5517명 중에서 2405명은 통화가 됐지만 3112명은 불통 상태입니다. 이는 일부러 전화를 피하거나 또는 허위로 기재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월 24일부터 5월 6일 사이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거나 인근에 계셨던 분들은 무조건 빨리 검사를 받아주십시오.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이웃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 안전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빨리 나와서 검사받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라고 거듭 호소했다.


코로나19 확진 여부 검사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성정체성 논란에 대해 박 시장은 "그 과정에서 신분 노출의 우려가 있어서 망설이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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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신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 서울시에서는 선제적으로 익명검사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원한다면 이름을 비워둔 채 단지 보건소별 번호만 부여할 것이고 전화번호만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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