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한 번에 뇌출혈… 2심도 "상해치사 성립"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술에 취한 직장 동료를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술에 취한 사람을 상대로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때리는 유형력을 행사한 것을 고려하면 상해치사죄가 성립된다는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20일 오후 11시30분께 경기 부천시 한 식당 앞 골목에서 술에 취한 직장동료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행을 당한 B씨는 곧바로 넘어졌고 골목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뒤 급성 뇌출혈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나흘 뒤 숨졌다. A씨는 사건 발생 직전 회식 자리에서 B씨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희롱하는 말을 한 데 화가 나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폭행 횟수와 정도 등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고 예견하지 못했다"며 상해치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결과적가중범인 상해치사죄가 성립하려면 기본 범죄인 상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사망이란 결과를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사망의 예견가능성은 폭행의 정도와 피해자의 대응상태 등을 살펴 가려야 한다.
1심은 해당 법리에 비춰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뇌가 위치한 얼굴 부위를 때렸고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자기방어 능력이 떨어져 더욱 큰 충격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사망까지 예견할 수 있었다"는 판단도 제시했다.
2심도 1심과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권투자세를 취하며 피해자를 향해 달려들어 왼쪽 얼굴 부위를 가격했다" 며 "일반적으로 상대방을 향해 달려들면서 체중을 실어 가격할 경우 훨씬 더 큰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2심은 "형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접 119에 신고한 점 등 양형에 유리한 사정들은 이미 원심에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양형기준상 '일반적인 상해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의 권고형 범위는 징역 3~5년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