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과감히 줄이고 비싼 LNG로 대체…"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 공개
LNG, 가격변동성 높고 수급안정성 낮아
전문가 "ESS 보급·안전 대책 설명할 필요"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현실성 부족" 지적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채석 기자]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 방향을 담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탈석탄, 탈원전 정책이 담기면서 향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날씨ㆍ계절에 따른 전력수급 불안정성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8일 전력수급기본계획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가 발표한 9차 계획 초안만으로는 전력수급의 쟁점인 ▲안정성 ▲경제성 ▲환경성 ▲기후 불확실성 등 4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먼저 수급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인 수급 안정성 측면을 보면 액화천연가스(LNG)의 발전 단가가 높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월 기준 1kWh당 LNG 정산단가는 114.6원으로 원자력 60.7원, 유연탄 91.2원 등보다 비싸다. 가격이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LNG의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높아 수급 측면에서는 안정성을 해치는 원인으로 꼽힌다. 발전용량 부족분 4.7GW를 LNG, 양수발전 등으로 메운다는 계획인데, 양수 정산단가는 136.7원이다.
탈석탄으로 부족해진 전력을 발전 단가가 비싼 LNG로 채우다보니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구매단가인 전력도매가격(SMP)은 에너지원의 발전단가가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1조35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총괄분과위 산하 전문가 워킹그룹은 수요 관리를 위해 올해 에너지공급자 효율 향상 의무화(EERS) 제도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고효율 기기 보급을 늘리는 안을 제안했다. 부하 관리 측면에서는 수요자원 시장을 개선하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보급과 가스냉방 등 비전력에너지 설비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주한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9차 계획 초안에서 제시된 정책 목표는 8차 계획과 3차 에너지기본계획 등의 연장선상으로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며 "LNG 수입량과 ESS 보급 증가로 단가가 올라 한전이 전기요금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14년간 19.3GW에서 78.1GW로 4배 가량 늘릴 계획이라면 그 때까지 LNG 수급 변동성은 어떻게 풀 것인지,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와 ESS 안전 대책은 어떻게 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ㆍ양자공학과 교수는 "바람이 불지 않거나 태양이 뜨지 않는 등 간헐성 문제가 발생하면 LNG로 대체해야 할텐데 현실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유승훈 총괄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LNG 증가 등 에너지 전환에 따른 따른 전기요금 영향 분석을 수행하지는 않았다"라며 "전기사업법에 명시된 검토 범위에 전기요금 관련 사항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위원회에서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분석은 수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에서 수요관리 워킹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진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ESS 등 구체적인 수요관리에 대한 목표량과 목표수준은 총괄분과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추후 충분히 반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2034년 최대전력수요는 104.2GW로 도출됐고, 2020∼2034년 연평균 전력수요 예상 증가율은 1.0%로 8차 계획의 1.3%보다 소폭 낮아졌다.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기상청의 중장기 기온전망 통계 등을 토대로 전망한 결과다. 올해 경제성장률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을 감안한 것으로, 향후 수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이 나올 경우 이를 반영해 전력 수요 전망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9차 계획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석탄발전의 과감한 폐지와 수요 감소, 매년 12월∼익년 3월 진행하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그 예시다. 여기에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석탄발전량 제약을 도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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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계획은 당초 일정대로라면 지난해 말 최종안이 나왔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부터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새롭게 들어가면서 최종안 확정이 이미 반년 가까이 지연됐다. 유 위원장은 "이번에 발표한 초안을 토대로 조만간 환경부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시작될 것으로 안다"며 "최종안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소요 기간 등에 따라 확정시기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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