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지난 17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당의 '흑역사'와 같은 열린우리당 시절을 거론한 데에는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 지금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에 힘입어 전체 152석 과반을 차지했다. 당시 여당은 여세를 몰아 '4대 개혁입법(국가보안법ㆍ사립학교법ㆍ과거사법ㆍ언론관계법)' 과제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념 지향적 이슈에 매몰됐다는 비판을 받았고, 계파갈등, 불안정한 당ㆍ청 관계 등이 겹치며 결국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패했다. 특히 18대 총선은 81석에 그치며 '대패'했다. 이 대표는 이를 '나락'으로까지 표현했다.

16년의 시간이 지나 대통령은 '노무현'에서 '문재인'으로 바뀌었고, 여당은 다시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4대 개혁입법 과제는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세월호 진상규명 등의 이슈로 전환됐다. 기시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AD
원본보기 아이콘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조건으로 크게 2가지를 꼽는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이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등 여야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다가 민생은 거의 외면하다시피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느 때보다 국민들이 힘겨워 하는 상황에서 당시처럼 민생과 다소 동떨어진 개혁 과제에 골몰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기반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구축한 뒤 점진적으로 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두번째는 야당과의 협력 관계 구축이다. 민주당은 이번에 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다는 180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여당의 일방적인 독주는 야당 반발과 민심의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 미래통합당의 차지한 103석은 여당에 힘을 싣더라도 '최소한의 견제'는 필요하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AD

이러한 분석은 이 대표가 당선인들에게 보낸 친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대표는 친전에서 "가장 급한 책무는 코로나19와 경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코로나19 이후의 경제ㆍ사회적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혁하는 일"이라며 "이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치밀하되 과감해야 하며, 야당과의 건전한 경쟁과 협력의 통합적 관계를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