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그룹 통합감독 공시 도입 늦춘다…기업 부담 완화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금융당국이 삼성ㆍ현대차ㆍ한화 등 금융그룹의 종합적인 위험관리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공시 제도'와 관련 공시 항목을 간소화하고 도입 시기 또한 늦추기로 했다. 공시 항목이 지나치게 세부적이고 많은 데 비해 준비기간이 짧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금융회사 역시 악화되는 시황 대응으로 여력이 줄어들자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24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7일 금융그룹 공시 제도 시행을 당초 6월에서 9월로 연기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 개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그룹 차원의 금융위험 공시 ▲금융그룹 자본적정성 평가체계 개편 ▲내부통제협의회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중 공시 제도는 6월에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시기업들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 그동안 기업들과 긴밀히 협의해 왔고 공시 항목과 시기 등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융그룹 차원의 공시는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어 기업건전성과 시장정보제공 차원에서 필요한 만큼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꼭 필요한 공시가 시장에 제공될 수 있도록 해외 및 국제규범에 맞는 방식으로 설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도입되는 금융그룹 공시는 각 계열사별로 산재된 공시 내역을 모아 금융그룹 차원의 위험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시장의 평가 및 감시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다. 공시 항목은 지분구조, 계열사 출자ㆍ신용공여 현황, 내부통제체계, 내부거래, 금융회사 임원의 이직 및 겸직 내역 등 재무ㆍ비재무항목을 망라한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공시 서식만 수십페이지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금융그룹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도 도입 시기를 늦추는 한편 공시 항목을 간소화하고 일부 항목은 공시 주기도 늘려 부담을 줄여 줄 방침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인당 딱 2개만 사세요" 대란 악몽 엊그제 였는데...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융그룹 공시 도입과는 별개로 법제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완승한 여당이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연초 발표한 모범규준 개정안에 따르면 '전이위험', '집중위험' 평가로 나뉘어 추진한 자본적정성평가가 단일 평가체계로 개편된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강제할 수 있어 가장 큰 논란이 된 집중위험 방식을 사실상 제외했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향후 국회가 금융그룹 통합감독 법제화를 추진할 수 있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상당수를 위험하다고 판단할 경우 또 다시 논란이 확산될 여지가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