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놓인 항공업계…업계 고정비만 월 약 1조원 추산
"대형항공사 '지급보증' LCC '긴급융자' 투트랙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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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셧다운' 상태로 내몰리면서 국적항공사들이 매달 약 1조원에 이르는 고정비를 허공에 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매각ㆍ유상증자까지 추진하고 나선 가운데, 업계에선 임박한 정부의 금융지원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항공사들이 국제선 매출이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상황에서 항공기 임대료 등 고정 비용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시름하고 있다. 지난3월 4주 기준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6% 급감했지만 고액의 고정비는 매달 지출 중이기 때문이다. 통상 항공산업은 영업비용 중 고정비 비중이 30~40%로 다른 산업군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기가 대당 수 천 억원에 달하는 고가(高價)의 장비인 탓에 급여 등의 비용을 제외하고도 리스료 및 관련 이자비용이 막대하다.

업계가 추산한 고정비용은 대한항공의 경우 매월 4000억~5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000억~3000억원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규모가 큰 제주항공 역시 200억~300억원 안팎의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적항공사 전체론 매달 1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고정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항공협회 역시 이달 초 국적항공사들이 매월 지출하는 고정비가 9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각 항공사는 유동성 위기에 봉착해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 말 6228억원의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데 성공했으나, 이달 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2400억원을 상환하고 고정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황도 대동소이하다.

항공사들도 자구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는 과정의 일환"이라면서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전했다. 또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자산매각과 함께 직원 70% 휴업을 진행 중이다. 인수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당분간 직원 50%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이어갈 방침이며, 채권단에게도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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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에선 자구안만으로 극복이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금명간 발표될 정부의 항공산업 지원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형항공사의 경우 막대한 차입금 상환이 급선무인 만큼 채권 발행시 정부 및 국책은행의 지급보증을, LCC의 경우 당장의 운전자금 확보를 위한 긴급 융자 등을 호소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유럽 일부 국가의 경우 '무제한(unlimited)'의 금융 지원까지 내걸고 있는 상태"면서 "현재의 위기는 산업 자체가 아닌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수요위축에서 발생한 것인 만큼 충분한 규모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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