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의 친서 받았다"
北, 반나절만에 "보낸 적 없다"

지난해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해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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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지 불과 반나절만에 북한이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하면서 북·미간 '진실게임'으로 벌어질 조짐이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8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좋은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로 담화를 내고 이를 정면 부인했다. 대외보도실장은 "미국 대통령이 지난시기 오고 간 친서들에 대하여 회고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최근 우리 최고지도부는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편지도 보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를 받은 시점이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 ▲북한의 대응 형식·담화 내용 등을 종합하면 북한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현 상황에서 친서를 보낸다면 코로나19 관련 위로 겸 인사 차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의제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북한은 내부적으로도 그럴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신들도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판을 벌릴 정신이 없고, 현실적으로 외교적 협상에 당장 나서기는 적절한 국면도 아니다"고 했다.


북한이 '대외보도실장'이라는 실무수준의 명의로 담화를 낸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홍 실장은 "북·미실무협상의 담당자가 아니라 보도국 차원에서 담화가 나왔는데, 이는 아주 건조하게 팩트를 확인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수준에서 경고는 하되, 이번 논란이 더는 확산하지 않기를 바라는 수위조절의 성격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절제되지 않은 가벼운 언행이 주요 원인으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의 시점과 관련해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7일(현지시간) 미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서 받았다는 친서를 꺼내고는 "생일축하 편지"라면서 "어제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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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서가 동일한 것인지 별개의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고, 당시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날짜를 착각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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