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링킷] 어디서 술 냄새 안나요?

술 취한 연기로 술 냄새 뿜뿜 풍겼던 명장면을 모아봤다.

지난 편에 사심이 가득 섞인 술 한잔하고 싶게 만드는 남자 주인공들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화면 너머까지 술 냄새 나는 배우들의 연기 명 장면을 선정해 봤다. 진짜 술 마시고 연기해도 저렇게 못할 것 같은데 말이야. 덕분에 보면서 혼술하는 명분을 만들기도 했다. 솔직히 보면 같이 마셔줘야 할 것 같잖아!

사랑의 불시착 - 서지혜

사진=tvN '사랑의 불시착' 화면 캡처

사진=네이버 tv '사랑의 불시착' 비하인드 화면 캡처

지난 2월, 대한민국 여성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주인공 ‘리정혁 씨’ (누구나 마음속에 리정혁 한 번쯤은 품어봤잖아요) 아쉽게도 리정혁이 주인공은 아니다. 가슴 아프게 짝사랑만 하다가 마지막 회에서 슬픈 결말을 맞이한 서 단(서지혜 분)이 바로 그 주인공.

꺾지도 않고 원 SHOT~ 으로 마셔대다 결국 몸을 못 가누고 축 늘어져 구승준에게 업혀 간 인사불성 연기까지 완?벽. 술 마실 때 엣지 있는 새끼 손가락 끝 포인트도 살아있잖아? 북쪽이나 남쪽이나 취하는 건 똑같구만 기래?

또 오해영? - 서현진

사진=유튜브 tvN D STORY 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tvN D STORY 화면 캡처

또, 오해영? 또, 오해 영! 제목부터 궁금증을 일으켰던 드라마. 오해영 연기를 통해 서현진 배우가 믿고 보는 배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 매 회 마다 심심찮게 음주장면이 나오곤 했다지.

음주가 곧 생활이었던 오해영의 반쯤 풀린 눈, 한층 과해져서 퍼덕거리는 손 동작, 헝클어져 산발이 된 머리까지.. 눈 짓 하나, 손 짓 하나가 더욱 더 실감나는 연기의 포.인.트 였다. 이언니 덕분에 나도 혼술 많이 했지..

기생충 - 박소담

사진=‘기생충’ 네이버 영화 소개 스틸 컷 이미지

사진=‘기생충’ 네이버 영화 소개 스틸 컷 이미지

2019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영화. 에디터가 체감하기에 2019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영화 역시 기생충이 아니었을까. 이전에 기생충에 나왔던 술을 소개했었지? ‘박사장’ 없는 ‘박사장’ 네 집에서 그 비싼 술을 모조리 마셔대던 제시카. 술 취하면 부모님도 몰라본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던 장면.

보드카를 병 째 들고 벌컥벌컥 들이키며 아버지한테 큰 소리도 치고 혼잣말도 하다가.. 뭐가 그리 웃긴지 혼자 허공을 보며 너털웃음 짓는 작은 디테일까지. 가만히 있어도 귀여운데, 술 취했을 때의 귀여움은 말로 표현 못해~

스물 - 이준호, 김우빈, 강하늘

사진=‘스물’ 네이버 영화 소개 스틸 컷 이미지

사진=‘스물’ 네이버 영화 소개 스틸 컷 이미지

철 없이 촐싹거리며 술이 나를 마시는 건지 내가 술을 마시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술을 마셔대던 스무 살들의 이야기. 사랑이 뭐냐고 매일처럼 외쳐대다 약간은 이상한 결심을 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본인들의 주량이라곤 안중에도 없이 마시는 리얼함이 핵심. 우리같은 주정뱅이들에게는 신나게 마셔대다 필름 끊긴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말이야. 세 배우의 찰떡호흡에 배꼽잡고 웃었다지? 호우!

2020년에는 또 어떤 드라마나 영화가 에디터 코 끝에 술 냄새를 후욱 풍기며 들어올 지, 기대해 본다!

김태인 에디터 drinkea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