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로 학원 휴업 기간 장기화
일부 학생들, 과외·소수 정예 수업
선행·심화 학습하며 예습

도서관·독서실 문 닫아 '집콕'
PC방·코인노래방 등 감염 노출

취약계층은 스마트 기기 없어
온라인 원격수업도 어려워

5주간의 교육 공백 '학습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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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서울 한 사립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 예정인 A학생은 요즘 집중 과외 학습을 받고 있다. 과목은 영어, 중국어, 수학이다. 개학이 미뤄지면서 다소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학습 기회가 늘어나 기분도 나쁘지 않다. 집으로 선생님이 오시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우려도 없다.


개학 연기가 장기화 되면서 학생들 사이 학습 양극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신학기 시작 시점부터 휴업기간이 총 5주에 달해, 학생들의 처지에 따라 학업성취에 큰 차이가 발생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은 개인 과외를 비롯해 소수로만 운영되는 단과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는 반면, 도서관·독서실 등이 문을 열지 않아 하루 종일 집에만 있거나 PC방, 코인노래방 등을 전전하는 학생들도 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B학생은 개학 연기 결정으로 학업량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애초 다니던 학원 3곳 중 대형학원에는 가지 않고 있다. 가족의 걱정도 있고, 학원 자체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소규모 단위로 운영되는 학원 1곳만 다니는데, 그마저도 수업시간이 예전보다 줄었다. 학교에 있어야 하는 오전 시간은 독서실도 갈 수 없어 대부분 집에서 보내다, 오후께 친구들과 연락해 잠시 바람을 쐬고 온다고 한다. B학생의 부모는 공부 시간이 줄어 걱정이 되지만, 무엇보다 친구들과 모여 다니다 집단감염에 노출될까 걱정이 크다. 그렇다고 한창 자라는 아이를 집에만 묶어둘 수도 없어 고민이 깊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정책국장은 "학습과 학원을 통한 학습 수준은 천차만별 일 수 있다는 불안이 실제 학원의 마케팅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전보다 개학 이후 자녀의 학업 성취를 우선시 고려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 규모가 적은 학원들은 강사와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끼고 띄엄띄엄 간격을 넓혀 앉은 채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로도 진행해보려고 했으나 학생들 집중력 문제도 있고 강사들도 한계가 있다고 얘기했다"며 "궁여지책일 뿐 결국 학원들도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재수 학원은 16일 대부분 문을 열었으며 오는 23일 대성학원도 수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17일 기준 서울시 학원 휴업율은 25%로 일주일 전 37%비해 크게 줄었다. 대표적인 학원가인 강남·서초구 학원과 교습소는 4000여 곳이 문을 열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내 학원·교습소 5269곳 중 1158곳(21.98%)만 휴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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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학습 공백이 길어지자 3월 4주 이후부터는 정규 수업에 준하는 다양한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해 체계적인 학습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선 각 시·도교육청이 상황에 맞게 대비해줄 것을 주문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온라인교실 추진단을 구성해 가정에서 자율 학습 뿐만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 이수 인정 시스템이 가능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 예정이다. 그러나 이제 기본 계획 수립 단계에 불과하고 학생들이 정규 수업만큼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을지, 또 학업 성취 효과는 어느정도나 될지 미지수다. 관련 예산도 통상적으로 지원해 온 '학생 교육정보화 지원사업'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습지도까지 포함된 수업 설계 등을 교사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각 시·도교육청에 전달할 방침"이라며 "혹시나 모를 사각지대를 대비해 학교가 보유한 스마트 기기 대여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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