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년만에 임시 금통위
기준금리 연 1.25%→0.75%

17일 추경 국회통과, 미국 0%금리 등 고려한 조치
부동산 쏠림현상 등 부작용은 우려

코로나發 0%대 금리 시대…부동산 쏠림현상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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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이 결국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정책으로 공조하는 데 합류한 것이다. 당초 한은 집행부는 금리인하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타격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었지만, 15일(현지시간) Fed가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전격 인하하자 결국 금리인하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국회 통과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라 정부 정책과 발맞춘다는 의미도 담겼다. 다만 한은이 여러 번 우려의 뜻을 내비쳤던 금리인하로 인한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하는지는 과제로 남았다.


◆금리, 더이상 안 내릴 이유가 없었다= 한은은 당초 금리인하만으로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유럽까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금리인하 카드를 고민하게 됐다. 미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커지면서 코스피에서 자금을 팔아치웠다. 금융시장이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은도 과감한 금리인하 조치로 시장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실물경기가 망가지고 있어 더이상 두고볼 수 없었다는 점도 문제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로 이들의 이자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는 결정이 작용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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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금리를 빨리, 그것도 큰 폭으로 내린 것이 한은의 결정에 힘을 실은 부분이다. 당초 한은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통과되는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17~18일(현지시간)께 금리를 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이미 금리를 내렸고,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추경도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이상 금리인하를 늦출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아 '실기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미룰 이유가 더 없었던 것이다.

◆50bp 과감한 '빅 컷' 단행= 한은은 Fed와 마찬가지로 '빅 컷'을 단행했다. 연 1.25%에서 연 0.75%로 한 번에 금리를 내린 것이다. 따라서 한은의 기준금리는 단숨에 0%대로 진입하게 됐다. 0%대 금리라는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과감하게 금리를 내린 것은 시장에 미치는 효과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임시 금통위가 열리기에 앞서 25bp 금리인하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심상치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또한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금통위는 국내외 금융ㆍ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發 0%대 금리 시대…부동산 쏠림현상은 우려 원본보기 아이콘


◆부동산시장 쏠림현상 등 부작용은 여전히 우려= 다만 한은이 여러 번 지적한 부동산 시장으로의 유동성 쏠림현상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은이 마지막까지 주요국의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하지 못하고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도 부동산 시장 때문이었다. 지난 12일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리 동결 이유 등을 담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가계 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높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은이 금리인하보다는 핀셋지원에 방향을 맞췄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가 컸다.


2018년 이후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의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소비와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한은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돈은 많이 풀리고 있지만, 돈이 도는 속도는 갈수록 느려지고 있어 중앙은행이 추가로 돈을 풀어도 효과가 적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은은 금리인하와 함께 '핀셋지원'으로 내세웠던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금리도 연 0.50~0.75%에서 연 0.25%로 인하하기로 했다. 금중대는 한은이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금융기관에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린 바 있다.


한은은 "이번 조치가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유인을 제고하고, 차입기업의 이자부담 경감 및 자금사정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방중소기업과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금리가 더 큰 폭(연 0.75% → 연 0.25%)으로 인하됨에 따라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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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관리를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은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향후 신용경계감이 커지면서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을 확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피해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위해 금융기관의 신속한 소요재원 조달 채널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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