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오른다?"…개미, 폭락장에 18兆 '닥치고 매수'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사들인 주식이 무려 18조4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증시가 연일 급락장을 연출했지만 개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식을 쓸어담았다. 저가 매수를 한 후 향후 반등하면 차익을 챙기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 조짐으로 증시가 쇼크 상태에 빠지면서 저가매수 전략에 나선 개인들의 손실 우려는 더욱 커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4조878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1월 4조4830억원에 이어 2월 순매수 규모도 4조8974억원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아직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전달 매수 금액을 훌쩍 뛰어 넘는 5조4985억원을 사들였다.
1월 순매수 규모(4조4830억원)가 개인의 월 단위 매수액으로는 한국거래소가 투자주체별 매매동향 통계를 집계한 2001년 9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였는데 매월 그 규모를 뛰어 넘는 '매수 랠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올들어 각각 8조5409억원, 7조7644억원 매도 우위를 보인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올들어 3조532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하면 순매수 규모가 18조4117억원으로 늘어난다. 연초에 짧은 기간에 개인이 이렇게 많이 사들인 것은 처음이다. 주가 급등락시 프로그램 거래를 5분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된 전날에도 코스피에서 개인의 순매수 금액이 5388억원이나 됐을 정도다.
개인들의 공격적인 매수는 향후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둔 저가 매수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매월 5조원 안팎으로 매수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조정장이 연출되자 개인들이 이를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되면 증시 낙폭은 지금보다 커질 수 있어 개인의 손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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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반도체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올해 개인의 순매수 상위 1~3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로 각각 5조2256억원, 1조2609억원, 780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체 매수 규모의 절반(약 7조2600억원)을 반도체에 투자한 것이다. 이어 한국전력(4508억원), SK이노베이션(3709억원), 신한지주(3589억원), 현대차(3194억원), 기아차(3089억원), 에쓰오일(2629억원) 등의 순으로 매수했다. 이 가운데 올해 주식이 오른 종목은 단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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