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의 도시순례]대구의 저력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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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구는 한순간에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대구와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대구'라는 지명은 유명세를 타게 됐다. 무섭고 두려운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대구는 모두의 예상과 반대로 조용하면서 차분하게 힘든 시기를 견디면서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강압적 조치가 없어도 스스로 이동을 자제하면서 확산을 최소화하고, 매출감소로 극단적인 어려움에 놓인 식당 등을 돕기 위한 자발적 지원을 통해 대구는 책임감 있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로 두려운 시간의 연속…책임감있는 공동체 모습
강압적 조치 없어도 이동제한·자발적 나눔 등 충격 최소화
도시內 4개 상급병원 존재…탄탄한 의료 인프라 큰 역할

코로나19 와 관련한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대구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새삼스럽게 대구가 우리나라 세 번째의 도시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사실 대구는 인구로 보면 인천에 이어 네 번째의 도시이다. 대구의 인구는 2000년대 중반 250만명을 기록한 이래 조금씩 감소해 현재는 243만명 수준이다. 대구를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대구는 넓은 평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체계적으로 계획된 도로망이 잘 갖춰진 도시이고, 행정의 중심지이자 많은 대학들이 위치한 곳이다. 대구에는 4개의 상급종합병원이 존재하고 있어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데 이러한 의료 인프라의 존재가 있었기에 혹독한 시련을 버텨내고 있는 저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에 대한 여러 가지 이미지가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대구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여러 차례 언론보도를 통해 지역총생산(GRDP)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알려진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1992년부터 26년째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9년을 기준으로 1인당 GRDP의 경우 1위인 울산의 6441만원의 3분의1수준인 2060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면만 보면 대구의 경제상황은 매우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막상 1인당 소득의 경우 광역지자체 가운데 중위권 이상이며, 가구당 순자산의 경우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모순돼 보이는 이러한 통계는 대구의 경제구조를 설명해주고 있다. 대구의 경제는 자체적으로 직접 생산을 하기 보다는 대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벌어들이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대구가 경제적으로 취약하다는 인식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대구와 인접한 경북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데 따른 오해라고 볼 수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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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대구는 우리나라 많은 지방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수도권과의 격차는 커지고 있으며, 특히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구시의 인구구조는 지속적으로 젊은 층의 유출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대구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한마디로 일자리 부족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 본사나 대규모 제조업체가 없음에 따라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대구의 산업구조를 살펴보면 서비스업이 71.5%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전국 평균인 60% 수준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서비스업 가운데서도 교육, 부동산임대와 공공행정, 도ㆍ소매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1970년대까지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을 이끌던 대구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진행된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뒤처지면서 산업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은 급속히 축소됐다. 1990년대 후반 섬유산업을 선진화ㆍ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됐던 밀라노 프로젝트의 실패는 아쉬웠다. 이후 자동차 부품 및 기계, 안경 등의 산업을 중심으로 대구의 산업구조는 변화했으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2016년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의 자료를 보면 그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는 혁신역량이 전국평균인 8.9보다 크게 낮은 7.3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개발 관련 인구 규모 및 투자금액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연계성이 낮아 제조업의 고도화가 제약받는 상황이 지속됐다.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이루어지지 못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인력의 타 지역 유출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역 내 연구개발(R&D) 및 혁신역량의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했던 것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대구뿐만 아니라 수도권을 제외한 우리나라 모든 지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대기업의 대규모 사업장이 없는 대구의 경우 더 두드러졌던 것이다.


지역총생산 최하위·일자리 부족…젊은층 유출 걱정거리
서비스업 비중만 71%…산업중심지로서 역할 급격히 축소
R&D분야·혁신역량 강화 과제…미래형 산업구조 전환 필요

혁신역량 및 R&D분야 강화가 과제임이 드러나자 문제해결을 위해 대구시는 물론 중앙정부까지 나서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해오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뇌연구원,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대구에 설치되거나 이전하였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설립 이외에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연구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구분원, 국립대구과학관,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등의 다양한 연구ㆍ교육 기관이 대구지역에 설립됐다.


오랫동안 숙원사업이던 국가산업단지 설치 역시 현풍국가산업단지와 구지국가산업단지를 통해 구체화됐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을 설립 이후 수성알파시티, 테크노폴리스, 이시아폴리스 등의 신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첨단산업과 주거가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대구는 로봇, 전기자동차 등 미래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일정부분 이뤄냈으며, 수출의 경우도 2016년 69억 달러에서 2018년 81억 달러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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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인력의 확보와 활용을 위한 노력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구지만 정작 그러한 인재 대부분은 지역내 의대로 진학하거나 서울로 향하고 있다. 잘 교육받은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이들의 사회적 진출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도전과 혁신을 인정해주며, 다양함과 다름을 인정해주는 문화의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어려움을 이겨낸 이후 본격적인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숙제가 놓여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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