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합법적 렌터카" 판결후
국회 '여객법 개정안' 통과시켜
타다 '불법 콜택시' 만들어
행정·국회 입법으로 풀 문제
사법계로 잘못 넘어온 꼴
'사법 만능주의' 단면 의견도

타다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실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차고지에 '타다' 차량이 주차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타다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실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차고지에 '타다' 차량이 주차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수사는 왜 했으며, 재판은 또 왜 했는지 모르겠네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법조계에서는 이런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당초 국회 입법을 통해 해결할 문제에 수사기관과 사법부가 괜한 헛심만 뺐다는 것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는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출범 1년 6개월 만에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법원이 지난달 현행법에 의거해 '합법적 렌터카'라고 판단했음에도, 국회가 법을 바꿔 서비스를 막아버린 것이다.


타다는 '11~15인승 승합차를 임대한 사람에게 기사를 알선해줄 수 있다'는 현행법의 시행령을 근거로 2018년10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객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회원이 100만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는 기사가 목적지를 보고 배차를 거부할 수 있었지만 타다는 강제로 자동 배정돼 승차 거부를 원천적으로 없앤 게 인기의 요인 중 하나였다.

이재웅(오른쪽)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타다' 의 불법성을 다투는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재웅(오른쪽)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타다' 의 불법성을 다투는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서울개인택시조합은 '불법 유사 택시'라며 지난해 2월 타다 경영진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무려 8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했고, 검찰은 타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와 VCNC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운수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하며 법원에 최종 결정을 구하기로 했다.

법원은 지난달 콜택시 불법 영업 혐의로 기소된 타다에 무죄를 선고했다. 타다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렌터카 서비스"라고 정의한 것이다. 재판부는 선고 말미 "택시 등 모빌리티 산업의 주체들이 규제 당국과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계속될 재판의 학습효과이자 출구전략일 것"이라는 이례적인 당부의 말도 더했다.


그러나 법원 판결 직후 국회는 법을 개정해 타다를 불법 콜택시로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타다금지법은 관광 목적으로 차량 이용 시간이 6시간을 넘거나, 차량 탑승지와 목적지가 공항ㆍ항만일 때만 기사 딸린 임대 승합차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타다의 현재 서비스 방식을 법으로 금지한 것이다.

29일 서울 시내에서 운행중인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승합차./김현민 기자 kimhyun81@

29일 서울 시내에서 운행중인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승합차./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

법조계에서는 일련의 상황을 두고 '애초 검찰ㆍ법원이 손을 댈 영역이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타다의 법률적 불확실성은 검찰 수사나 법원 판단으로 풀 문제가 아니였다는 얘기다. 장준성 법무법인 하우 변호사는 "어차피 뇌관은 타다금지법이었다"며 "행정이나 국회 입법 활동으로 해결될 문제가 사법부로 넘어와 모양새가 이상해졌다"고 했다.

AD

한편으로는 모든 문제를 사법부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최근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얘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등장한 적폐수사, 이에 따른 재판 등으로 사법부 활동이 일반 대중에게 상당수 노출됐다"며 "부작용으로 고소ㆍ고발이 난무하는 이른바 사법 만능주의 사회가 도래한듯 하다"고 우려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