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구 거주 숨긴 할머니 너무 이기적" 백병원 인근 주민들 '분통'
대구 거주지 숨기고 서울백병원서 진료…응급실 폐쇄 등 큰 혼란
병원 일대 시민들 "너무 놀랐다" 분통
중구, 지역 사회 감염 차단 총력…경찰, 내사착수
백병원 측 "확진자 접촉 의심 모든 환자 철저하게 대응"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입원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된 환자로 인해 폐쇄된 서울 중구 백병원 앞에서 9일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강주희 인턴기자] "정말 너무 놀랐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서울백병원에서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병원에 입원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78· 여)가 나오면서 백병원 인근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정말 너무 이기적이다" 백병원 일대 시민들 '분통'…추가 확진자 우려도
아시아경제 취재기자들이 9일 이 병원 일대서 만난 시민들은 모두 충격적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병원 앞에서 만난 직장인 A(57) 씨는 "그 사람도 살고 싶어서 병원에 왔겠지만, 사회적으로 비상사태인데 개인적으로 행동한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코로나19가) 감염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환자들도 최대한 전파를 막을 수 있도록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직장인 B(29·여)씨는 "근처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 처지에서 당황스럽고, 자주 다니는 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점심 먹으러 나올 때도 걱정이 된다. 이런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확진자 동선 공개에 따른 가게 매출 우려를 나타낸 자영업자도 있었다. 백병원 근처에서 장사하고 있다고 밝힌 C씨(30·여)는 "당장 오늘부터 가게도 매출에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식당에서 만난 시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50대 여성 D 씨는 "그 병원 앞에 있는 약국도 방문하고 그랬는데, 문제는 없는지 아주 걱정이 크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걱정이 클 것 같다. 어떻게 병원에 입원하면서 코로나를 숨기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19일 오후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에 긴급 이송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도착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백병원에 따르면 대구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이 환자는 대구에 머물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딸의 집으로 올라왔다. 이후 이 환자와 보호자는 대구에서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백병원 소화기내과를 방문해, 구토와 복통 등의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뒤 이 병원에 3일 입원했다. 입원할 당시 자신의 거주지를 '서울 마포'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8일 오전 7시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고 음압병실에 격리 입원해 있다가 오후에 다른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했다. 해당 환자는 흉부CT에서 폐렴 소견이 나왔다. 환자는 확진 판정을 듣고서야 의료진에 실제 거주지는 대구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물론 이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입원환자들은 확진자 판정 환자가 나오면서 큰 혼란을 빚었다. 병원 응급실은 확진 판정 직후 바로 폐쇄에 들어갔다.
◆ 중구, 지역 사회 감염 차단 총력…경찰, 내사 착수
서울 중구는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이 여성이 진료 과정 중 허위진술을 했는지 내사에 착수했다.
또 확진자가 나온 백병원 측은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과 직원을 즉시 격리 조치했다. 또 입·퇴원 등 병원 출입과 직원 내부 이동을 금지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은 검사를 받았으며, 입원 환자 및 병원 관계자들 등 의료진들도 검체 채취에 응해 순차적으로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확진자와 같은 입원실에 있던 환자 3명과 가족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응급실 및 외래공간 1∼3층, 일부 병동도 자진폐쇄했다. 함께 입원실을 사용했던 환자들은 1인 1실로 격리조치했고, 같은 층 입원 환자들도 병상이 확보되는 대로 1인실로 격리를 할 예정이다.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입원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된 환자로 인해 폐쇄된 서울 중구 백병원 앞에서 9일 의료진 등 병원 관계자와 경찰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서울 중구는 15일까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 집중기간'을 선포하고 총력 대응키로 했다.
중구는 백병원 내에 서울시, 중구보건소, 병원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상황실을 설치하고 역학조사관, 경찰과 함께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환자동선 파악과 접촉자 조사 등 심층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감염병 확산 취지로 타인과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으로 휴가에 들어 간 직원 중 긴급돌봄휴가 등을 제외한 전 직원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업무에 복귀해 비상근무에 들어가도록 했다.
이에 중구청은 백병원 주변 을지로 일대의 방역은 물론 관내 다중이용시설, 취약계층 이용시설 등 관내 시설의 방역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기고 백병원에 입원했다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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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병원 관계자는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의심이 되는 모든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의 검체를 채취해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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