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뭘 했나요" 대학가, '코로나 정부 대응' 두고 격론
코로나19 정부 대응 두고 대학가 연일 토론
"여러분은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나요"
"우리가 분노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마스크 산다고 새벽부터 줄 선거 보면 숨 턱턱 막혀"
"신천지라는 기름 들이부은 꼴"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문재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대학가에서 연일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익명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각 대학 페이스북 '대나무 숲 페이지'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부정적 의견이 올라오는가 하면, 중국발 입국자 허용을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 학생들은 토론 발제자 주장에 공감을 표하는가 하면, 강하게 비판하며 격론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0시15분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이 대나무숲에 현 정부에 대해서 비판을 하시고, 그에 동조하는 댓글을 다시는 분들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시작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현재의 정부에 대한 여러분의 분석과 평가, 그리고 불만은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비판은 그 대안이 무엇인지 확실히 제시될 때, 푸념을 넘어 세상을 바꾸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저는 그저 궁금할 뿐입니다. 제 제보를 언급하며 저격제보(익명으로 글쓴이 게시물을 비판하는 글)를 올리셔도 좋고, 여기에 댓글을 달아도 좋습니다. 여러분은 누가, 혹은 어떤 세력이 대안이라고 보시는 건가요?"라며 현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는지 등에 관해 물었다.
지난 6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 마련된 119구급차 집결지에서 구급차 방역 임무를 맡은 대원이 소독약품통을 등에 멘 채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게 전쟁통이 아니면 뭔가 싶고 참 쓰라리다. 절망스럽다"
그러자 한 학생은 댓글로 "왜 대안을 우리한테 찾으세요?"라며 "제가 사는 지역은 코로나 확진자가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마스크 쓰고 손을 병적으로 씻어내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해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대구 경북 지역 상황 돌아가는 걸 늘 뉴스로 보는데, 이게 전쟁통이 아니면 뭔가 싶고 참 쓰라려요. 사람들 마스크 산다고 새벽부터 줄 선거 보면 숨이 턱턱 막히고 절망스러워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저 화면 속 정부라는 실체에 대해 화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뭔가요? 중국에 마스크 지원에 있어 조금 더 신중하지 않았던 것, 초기에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 소위 골든타임이라 하는 시간을 간과하고 시의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우리가 분노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요"라고 반문했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로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안내 현수막이 걸린 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대통령은 신이 아니다. 다만 낙관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일 오후 10시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몇몇 생각'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대통령은 신이 아니다"라며 "(다만) 한 가지 변명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은 이 대통령은 감염병이 곧 종식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낙관을 하였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잠복기 2주짜리 시한폭탄이 끊임없이 활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국금지라는 강수를 두지는 못하겠다면, 최소한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단체 활동의 통제를 시행하였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개개인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통제 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제는커녕 단체 활동과 행사를 오히려 독려하며 결국 신천지라는 기름을 들이부은 꼴이 되었다. 사실 방역망이 거의 뚫린 것과 다름없는 상태에서 단체활동까지 제한하지 않는 것은 비단 신천지가 아니더라도 다른 요인에 의해서라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학생은 "공감합니다. 현 정부가 비판받아야 할 것은 '코로나를 못 막아서'가 아니라 '코로나를 최대한 막을 수 있는 조처를 할 수 있었음에도 안일하게 대응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으며 낙관적으로 자기들이 던져놓은 말들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 "코로나 확진자 없는 나라들 너무 부럽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얼마나 대응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글이 아닌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해, 힘들다는 취지의 글도 나왔다.
지난 2일 오전 5시께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한 학생은 "오늘 하루에만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7명 나왔다. 옆 동네까지 합치면 11명이다. 안전 안내 문자로 휴대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고 글을 올려 확진자 발생으로 고충이 많다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기분 전환을 하러 집을 나왔으나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자 덜컥 겁이 나고 초조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안전 안내 문자를 볼 때마다 울고 싶다. 내가 예민한 건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전염병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것은 정상이라는 전문가들의 말이 위로가 되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원래 대로라면 이번 달에 내가 할 일은 많았으나 사실상 모든 일정이 취소되었다. 더 끔찍한 것은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른다는 거다. 코로나 확진자가 없는 나라들이 너무 부럽고 마음이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자 해당 글 댓글로 "대구 살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괜찮아져요. 힘내요!"라며 응원의 글이 달렸다. 이어 "글로만 봐도 무슨 마음인지 느껴져서 가슴이 아프네요"라며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숫자'보다는 국내 소규모 유행 양상과 나라 밖 발생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8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전체 일일 신규 환자 수가 다소 줄었지만, 대부분 (신천지대구교회) 교인들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되면서 (전체) 환자 수가 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일주일간 대구에서 1만명, 경북에서 5000명 정도 신천지 교인에 대해 자가격리 등 조치를 하면서 순차적으로 검사했다"며 "대구는 약 40% 양성률, 경북은 9% 내외의 양성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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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 본부장은 "(코로나19가) 워낙 초기에 경증 상태로 전파가 잘 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집단시설, 종교행사 등 밀폐된 공간에서 노출될 경우에는 언제든지 소규모의 유행은 계속 생길 수 있다"며 "이를 어떻게 예방·관리할 것이냐에 따라 앞으로의 유행(양상)을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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