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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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분노나 우울 또는 짜증이 가득하다면? 그것은 다른 누군가가 준 상처나 자신이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 때문일 수도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을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고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면, 누군가와 같은 하늘 아래 숨 쉬는 것조차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밉다면, 아니면 계속해서 머뭇거리는 나 자신에게 짜증이 난다면, 또 상처받을까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면 이제 우리의 마음을 해독할 때다.


첫 번째, 다른 사람들로 인한 상처를 들여다보자. 누군가 작심하고 나를 이용하거나 배신했다기 보다는 그들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상처 받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말에는 사람을 창조하고 파괴하는 힘이 있어서 우리가 주고받는 말들이 무의식 속에 스며들어 그 사람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말로 상처를 주고, 또 받는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나 홧김에 함부로 던진 말이, 때로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번 생각해보자. 그 사람은 과연 나를 괴롭히기 위해 그 말을 했을까? 어쩌면 나는 그 말 자체가 아닌, 그 말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내서 나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사람이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내게 중요한 사람인가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남은 평생 괴로워하면서 살 정도로 내가 보잘 것 없는 존재인가? 나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인 내가 나 스스로에게 이제 진짜 듣고 싶은 말을 해주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선언하자.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러이러한 삶을 살아가겠다고.


두 번째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가족에게서 받는 상처를 살펴 보자. 나는 매일 다양한 사연의 이메일을 받는다. 그 중 가장 긴 것은 가족으로 인한 상처가 깊은 이들의 자서전에 가까운 이메일이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성장 과정을 함께 보내는 만큼 가족의 영향력은 무척 크며, 그들과의 관계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 자체를 근원적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상처 또한 깊다. 너무나 가까운 사람들이기에, 우리는 가족에게 말로 더 큰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들의 말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가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아무리 피로 맺어진 관계라 할지라도 각각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다 보면 이런저런 충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고 '우리 가족만 왜 이래?' 하는 생각은 버리자. 애초에 내가 '이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내 마음 속에 그려진 '이상'일 뿐, 현실이 이상과 맞지 않다고 남은 평생 괴로워하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정도로 고통을 주는 가족이라면 그들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지자. 경제적 독립을 이룬 후 내면치유에 힘쓰자. 가족은 선택할 수 없지만 내 삶은 선택할 수 있으니까.


세 번째, 어쩌면 내 마음에 가장 큰 생채기를 내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살면서 누구나 바보 같은 실수를 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남에게도 까칠하고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내 마음을 오롯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만 원짜리 지폐가 흙탕물에 떨어졌다고 해서 만 원의 가치를 잃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돈이 더럽혀졌다고 찢어버리거나 태워버리는 순간 만 원은 사라진다. 어떤 일을 겪었든지 간에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고 최고의 인생을 살 자격이 있다. 마음속의 앙금이 가시지 않는다면, 양손으로 가슴 중앙을 위아래로 쓸어내리면서 심장에게 말을 걸어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이제는 용서할게. 괜찮아, 다 괜찮아" 하면서. 가슴의 멍들이 조금은 가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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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작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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