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담배회사 트리삭티
2011년 7월 인수과정서 위반
감리착수 2년4개월만에 결정
"주주 계약 제약, 지배력 없어...연결재무제표 작성 안돼"

지분율·이사회 구성 따라 종속회사 판단, 공방 치열
KT&G "심의에서 소명할 것"

금감원 "KT&G 고의적 회계처리 위반" 중징계 위기...쟁점은 실질지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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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KT&G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혐의로 중징계를 받게 될 위기에 놓였다. KT&G가 2011년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 과정에서 고의적인 회계 분식을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KT&G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회계기준 위반의 핵심인 '실질 지배력 유무' 증명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T&G가 2011년 7월 인수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와 관련해 고의적으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고 보고 최근 KT&G에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냈다. 이 통지서에는 임원 해임, 검찰 통보 등을 포함한 중징계 사안이 예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KT&G의 분식행위 관련 정치권의 잇따른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2017년 11월 감리에 착수했다. 이번 금감원의 조치는 2년 4개월만이다.


금감원은 감리 결과 KT&G가 트리삭티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는데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은 고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분식회계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KT&G가 2011년 트리삭티 경영권을 보유한 싱가포르 소재 특수목적회사(SPC) 렌졸룩을 인수해 트리삭티 지분 50% 이상을 보유했지만, 기존 주주와의 숨겨진 계약에 따라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었던 만큼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서는 안된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KT&G 관계자는 "아직 감리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상태이고, 자본시장법상 조사중인 사항이라 자세한 해명을 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밝혔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은 주주간 계약상의 제약으로 KT&G가 단독으로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감원과 KT&G의 향후 공방은 실질적 지배력 인정 여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현행 K-IFRS는 지분율이나 이사회 구성 등을 감안해 종속회사 여부를 판단한다. 특정기업에 대한 지분 보유가 50%에 미달하더라도 사실상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면 연결회계대상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현재 지분이 많다고 무조건 종속회사로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지분 50%를 넘게 보유하고 있어도 드물지만 연결회계를 적용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면서 "만약 특정회사에 두 회사가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어느 주주도 확실히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없어 두 회사 모두 연결회계를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30%의 지분만 있어도 소액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석율이 저조해 전체 의결권의 3분의 2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지배력이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결회계 적용은 지분율 50% 여부와 함께 실질지배 요건을 검토해 판단한다"며 "연결대상인지, 지분법회계 대상인지는 실무상 여러 요건을 함께 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알렸다.


금감원은 KT&G가 중동 거래 업체인 알로코자이와의 계약과 관련해서도 충당부채를 덜 쌓았다는 점을 회계처리 위반사유로 제시했다.


KT&G의 감리 조치안은 이달 중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 전문 기구인 감리위원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재 수위가 최종 확정된다. 검찰 통보 등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회계기준 위반 금액에 따라 주식 거래가 정지되거나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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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측은 "금감원의 감리 절차에 성실히 소명해왔다"면서 "향후에 이어질 감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등에서 회계기준 적절성에 대해 소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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