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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경' 뜨니 몸사리는 부동산 스타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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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단속 1일차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폭파'하고 카페 이름까지 바꿔
불법 저지르지 않았어도 "분위기 흉흉하니 조심하자" 자기검열
전매제한기간→유통기간으로 사용하자는 제안까지

'특사경' 뜨니 몸사리는 부동산 스타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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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분양권 전문 스타강사 A씨는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단속 1일차인 24일 1500명 규모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폭파(없앤다는 뜻)'했다. 부동산 상담과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하던 방이다. 이 강사는 "여태 아파트 가격 담합, 무등록 중개 같은 불법행위가 없었다"면서도 "혹시 모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ㆍ국세청ㆍ금융감독원으로 구성된 특사경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하자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스타강사들이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특사경은 업다운계약, 청약통장 불법거래 등 기존 단속 대상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의 중개행위나 집값담합, 표시광고법 위반 등을 집중 단속 중이다. 최근 SNS를 통해 특정 지역의 개발 호재를 소개하면서 매물을 중개하는 신종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가 성행하는 탓이다.

스타강사들은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카카오톡을 없애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이름을 바꾸는 방식으로 단속의 사정권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 800명 규모의 비공개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던 부동산 강사 B씨는 카페 이름을 '부동산 모임'에서 '다이어트 모임'으로 바꿨다. B씨는 "이 모임에는 스타강사도 없고 아파트 가격 담합도 없었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흉흉하니 우선 바꾸겠다"고 말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단속을 피하기 위한 '은어' 사용 제안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아파트' 대신 '맛집', '전매제한기간' 대신 '유통기간'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특사경 단속이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거나 혹은 불법 여부가 애매모호한 SNS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실제 아파트 가격 담합 의혹이 짙은 일부 SNS 단톡방은 특사경 단속이 예고되면서 이미 폐쇄하는 등 긴장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강사 C씨는 "카카오톡이나 온라인 카페 자체가 불법은 아닐 수 있지만 이를 운영하는 강사 대부분이 온ㆍ오프라인 강의로 영리활동을 한다"면서 "큰 커뮤니티를 가질수록 세무조사의 타깃이 될 수 있는 탓에 몸을 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조사 대상을 사적 영역인 카카오톡 등으로까지 넓히는 것을 놓고 과도한 사생활 침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건전한 정보 교류조차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특사경 단속 뒤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두 개를 잃은 30대 직장인 D씨는 "정보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고 매입 여부가 고민될 때 채팅방 투표를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했다"면서 "정부 단속이 자기검열로 이어지면서 오랜 시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잃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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