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혁씨에게 지급된 도서와 생활용품

강재혁씨에게 지급된 도서와 생활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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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하루 세 번의 식사 시간, 두 번의 체온 측정, 한차례 심리상담. 이것을 제외하면 무료함과 고독감으로 채워진 일과. 그렇게 어느덧 13일이 지났다. 충남 아산에서 격리생활 중인 중국 우한 교민 강재혁(24)씨는 13일 아시아경제와 단독 인터뷰에서 "많이 힘들고 외롭다"며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사흘 뒤 격리에서 해제된다는 사실이다. 강씨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코로나19(COVID-19) 감염 증상이 없다는 게 증명됐다는 의미여서 무엇보다 기쁘다"며 "고향 제주도에 가서 해변을 마음껏 거닐고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강씨는 우한대에서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발병은 느닷없이 들이닥쳤고 시내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사망자가 속출하자 중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우한시를 봉쇄했다. 강씨를 비롯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현지 교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우리 정부는 교민 700여명을 데려오기 위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두 차례 임시항공편을 띄웠다. 강씨는 2차 항공편으로 고국땅을 밟았다. 이후 충남 아산에 있는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강씨의 퇴소일은 오는 16일. 그보다 하루 앞서 도착한 1차 항공편 귀국 교민은 15일 먼저 퇴소한다.

강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이제 살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처음 며칠은 독방 생활도 그럭저럭 견딜 만 했지만 또 다른 잡념이 엄습했다. 자신들을 바라보는 일각의 불편한 시각, 혹시나 몹쓸 병에 걸렸으면 어쩌나 하는 공포, 그리고 '만약'을 대비한 철저한 격리까지. 비슷한 처지의 교민들이 같은 건물에 있는데도 서로 접할 수 없었다. 강씨는 "너무 답답할 땐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바람을 쐬거나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를 하염없이 바라봤다"며 "아무 것도 할 게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재혁씨에게 배급된 식사

강재혁씨에게 배급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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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 직전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한 정부는 '확실한 통제'를 약속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환경이 조성됐다. 일과는 단출했다. 하루 세 번의 식사 시간과 두 번의 체온 측정, 오후 3시께 의료진의 심리상담과 우한 교민들의 사연을 읽어주는 시간. 나머지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을 봤다. 그래도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 그때마다 되뇌이는 것은 퇴소 후 가게 될 고향 제주도였다. 가족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바로 그 곳. 그는 퇴소하면 곧바로 김포공항으로 가 제주도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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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는 우한 교민을 품어준 지역 주민과 우리 정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수용 결정을 내려준 아산ㆍ진천 주민과 우한으로 전세기를 보내주고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써주는 공무원들에게 백번이고 절을 하고 싶다"며 "이렇게 많은 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사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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