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드물지만 유독 눈물을 숨길 수 없을 때가 있다. 슬픈 사랑 드라마를 보거나 안타까운 사연의 영화를 시청할 때가 아니다. 바로 올림픽 경기, 콘테스트 프로그램 등을 시청하다가 수상의 기쁨을 누리는 것을 보는 순간 그렇게 눈물이 쏟아진다.
10대들이 좋아하는 신인 가수 콘테스트 프로그램을 보다가도 주책을 부릴 때가 있다. 그간 묵묵히 어려움을 견디며 지내온 그들의 노력과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함께 느껴 감정이 벅차오르는 모양이다.
최근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 사건은 단연 '봉준호 감독'의 쾌거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기록하고 수상 소감을 발표할 때마다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말로 감동을 주니 눈물이 날 정도로 자랑스러웠다. 한국인으로서 감사하다.
봉 감독의 영화들을 놓치지 않고 볼 정도로 팬은 아니다. 단지 수상의 영광을 주변 동료들과 나누는 여유로움과 큰 무대에서도 작아지지 않는 자신감을 느끼며 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봉 감독의 무명 시절은 어땠을까. 지금의 화려한 모습에선 상상할 수 없는 생활고를 겪은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힘든 시간을 온 가족이 함께 견디며 만든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을 때 그는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극복했을까.
명예, 권력 또는 재물 등 어떤 방면에서든 성공을 거둔 이들을 바라볼 때, 많은 사람들은 그 뒤에 가려져 있는 눈물과 땀을 생각하지 못 한다. 다른 이들이 편안한 시간을 보낼 때 쉬지 않고 노력한 외롭고도 험난한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짐작해보건대 그 험난한 과정 속에서 봉 감독은 분명 일희일비하진 않았을 것이다. 영화의 흥망성쇠에 따라 목표를 바꿔 나갔다면 오늘날 한국의 '봉준호 감독'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다른 이와 비교하지 않고, 열등감에 휩쓸리지 않고 14세부터 꿈꿔 왔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제와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의 힘들었을 시간을 상상하니 지금의 내게 큰 힘이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금 회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사건들이 발생한다. 뜻밖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마저 세계로 퍼지면서 경제 환경도 위축되고 있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주변 환경이 나를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 같은 야속함도 느껴졌다. 매년 초에 느낄 수 있는 설렘, 계획한 목표를 보며 느끼던 뿌듯함도 잊었다. 새해를 시작한 지 고작 40여일 지났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본다. 누구나 감탄하는 원대한 꿈을 정해 단숨에 이루려는 욕심을 부릴 필요는 없다. 오늘은 한 발짝도 못 나아갔어도 내일 한 발짝을 내디디면 된다. 내일의 한 발짝은 미래에 두 발짝 또는 세 발짝을 걸을 때 큰 도움이 되는 경험이다.
언젠가 책을 통해 가슴에 새겨 놓았던 내용이 떠오른다. '오늘이 내일을 만든다.'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이야기다. 지쳐서 주저앉거나 의미없이 다른 곳으로 도망가서 어려움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묵묵히 견뎌낸다면 내가 그리던 내일보다 더 멋진 내일이 나를 맞이할 것이다. 다른 측면은 오늘 열심히 지내지 않는다면 오늘과 같은 내일만 내게 다가올 것이란 점이다.
좀 더 나아진 내일을 갈망한다면 잠깐 편하려고 오늘을 의미 없게 흘려 보내선 안 된다. 오늘은 지루하고 고단했더라도 내일의 '봉준호'를 탄생시킬 밑거름이 돼 줄 것이다. 다시 한번 내 오늘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을 의미 있게 보내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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