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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아카데미]'기생충' 국제영화상·각본상 2관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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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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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오스카) 트로피를 두 개나 품었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레미레자블(프랑스)’,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를 제치고 국제영화상(Academy Award for 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을 받았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만들어진 장편영화 가운데 최고 작품으로 선정됐다.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 국제영화상 후보에 올라 트로피를 챙겼다. 아시아 영화로는 1947년~1955년 수여한 특별상과 명예상을 포함하면 여덟 번째 수상이다. 앞서 트로피를 가져간 작품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1951·일본)’과 기누가사 데이노스케 감독의 ‘지옥문(1954·일본)’,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의 ‘미야모토 무사시(1955·일본)’,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2001·대만)’,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 바이: Good & Bye(2009·일본)’,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2)’·‘세일즈맨(2017·이상 이란)’이다.

봉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나이브스 아웃’의 라이언 존슨 감독,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백 감독, ‘1917’의 샘 멘데스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을 제치고 각본상도 받았다. 이는 동양인 최초의 수상이다. 외국어영화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2002)’ 이후 1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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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투표에는 아카데미 회원 8469명이 참여했다. 배우·감독·촬영·작가 협회 등 영화 단체 회원들과 특별한 조건으로 추천된 영화인들이다. 서구의 문화적 텍스트를 아시아적으로 재해석하거나 각 나라의 지역 정체성을 부각한 아시아 영화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기생충’은 이런 매너리즘 또는 오리엔탈리즘과 거리가 먼 작품이다. 자유분방한 리듬의 서사와 현실·판타지의 경계가 모호한 미장센을 앞세워 만국 공통의 이슈인 빈부 격차를 조명했다. 계층 간 심화되는 이질감과 맹목적 성장 숭배 등을 다양한 장르의 변주와 세밀한 구성으로 풀어내 신선한 재미를 전했다. 많은 영화인들의 지지를 받아 이미 해외영화제 쉰여덟 곳에서 트로피 쉰여섯 개를 챙겼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도 받았다.

‘기생충’은 할리우드와 비할리우드의 이분법에 균열을 냈을 만큼 대중 공략에도 성공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극장 1060곳에서 3437만2282달러를 벌었다. 역대 북미에 선보인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흥행 수익이다.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외국어영화로는 여섯 번째로 많다. 이보다 수익을 많이 낸 작품은 ‘와호장룡(1억2807만8872달러)’, 1997년 ‘인생은 아름다워(이탈리아·5756만3264달러)’, 2002년 ‘영웅(중국·5371만19달러)’, 2013년 ‘사랑해, 매기(멕시코·4446만7206달러)’, 2006년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멕시코·3763만4615달러)’다. ‘기생충’처럼 아카데미 국제영화상까지 수상한 작품은 ‘와호장룡’과 ‘인생은 아름다워’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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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엄을 다룬 블랙코미디다. 봉 감독은 줄거리를 설명하면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어느 정도 지키느냐에 따라 영화 제목처럼 기생이냐, 좋은 의미의 공생이냐로 갈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 전달에서 대중성을 놓치는 법이 없다. 다양한 장르를 빌려 긴장을 유발하고, 곳곳에 영화적 재미를 삽입한다.


‘기생충’에서는 은유와 아이디어가 어우러진 계산된 표현도 돋보였다. 자극적인 폭력 장면을 피하는 대신 의외성을 배치해 유머와 페이소스를 전했다. 봉 감독은 “무겁고 정치적인 주제를 심각하게 두 시간 동안 이야기하는 영화를 존중한다”면서도 “나는 그렇게 못한다. 이렇게 유머와 코미디가 섞여 있는 것이 좋다. 관객이 터뜨리는 웃음 속에 날카로운 비수가 숨어있는 느낌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바로 전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비결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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