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사전 인지가담했다면 조치"
보험사 수수료 기준 허점에 GA 차익거래 악용
판매시장 좌지우지…시장 질서 교란에 칼 빼

[편집자주] 세계 6위 규모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보험은 보험설계사들의 영업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먹구구식 지인 영업에서 출발했지만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성장해왔다. 모든 보험사, 모든 보험상품의 판매가 가능한 GA는 그동안 놀라운 양적 성장을 해왔지만 수수료를 노린 불건전 영업행위자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GA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혁신을 통해 성장 한계에 봉착한 보험 시장의 해법을 찾아본다.


[글싣는 순서]

①GA 불법영업, 보험사도 책임

②보험 신뢰 갉아먹는 GA

③GA, 판매 전문성 키워야

[괴물된 GA]①법인대리점 불완전판매하면 보험사도 책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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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막강해진 영향력으로 보험시장 주요 판매 채널로 급부상한 보험법인대리점(GA)의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금융감독당국이 판매 위탁 보험사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도입한다.


보험사와 GA 사이의 판매계약 체결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의 관리와 책임을 부여하겠다는 것. GA가 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커지고 보험사들의 의존도도 갈수록 높아지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공룡이 된 GA…시장점유율도 좌지우지=10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위탁보험사의 GA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사가 GA의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인지하고 일정부분 가담하거나 묵인했다면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당국 관계자는 "보험사와 GA 사이에 판매 계약이 불완전판매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GA 내부 통제를 강화하면서 보험사가 GA의 불완전판매에 책임을 부과해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제재 강화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보험시장에서 GA 채널 장악력이 무서운 속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설계사는 작년 9월말 기준으로 59만6310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GA소속 설계사는 40만8826명으로 68%에 달한다. 오프라인 보험 판매 시장에서 설계사 숫자가 곧 경쟁력인데 보험설계사 10명 가운데 7명이 GA소속인 셈. 최근 3년 간 GA 수는 5700여개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속설계사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일부 대형 GA들은 소속설계사가 1만명에 육박하면서 보험사의 규모를 앞설 정도로 양적 팽창해왔다. 최근에는 보험사와 직거래하는 형식의 1인GA와 같은 새로운 판매조직도 등장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룬 GA들은 보험 판매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소속 설계사 100명 이상인 중대형 GA가 2018년 체결한 신계약 건수는 1318만건으로 전년도 1025만건 보다 28.5% 증가했다. 보험 판매로 받은 수입수수료도 2018년 기준 6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GA가 특정 회사 상품에 판매를 몰아줄 경우 보험 업계 순위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실제 일부 보험사는 자사 보험 상품을 더 판매하기 위해 GA에 과도한 수수료를 챙겨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렇게 GA들이 보험 계약을 따내 벌어들인 돈만 수조 원에 달한다. 2018년 소속 설계사 100명 이상인 중대형 GA 총 180여개사가 보험 판매 수수료로만 벌어들인 돈만 7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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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드는 당국…시장 질서 교란 때 보험사도 책임=금감원 조사결과 보험사의 GA간 수수료 및 시책 지급 기준에 헛점이 있어서 GA들이 차익거래를 악용하는 사례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보험사들이 판매 경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GA를 대상으로 과도한 모집수수료 지급 기준을 운영, 결과적으로 GA들이 이러한 수수료를 노려 허위계약, 무자격자에 대한 수수료 지급 등 불건전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토양을 마련해준 셈이다.


차익거래란 설계사가 보험사로 부터 받은 수수료나 시책이 보험사에 내야하는 보험료나 환수수당 보다 많아 차익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빈 곳을 노려 GA들이 보험 모집 후 해약하는 불완전판매 사례가 최근에도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메리츠화재와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등을 대상으로 보험모집 수수료 지급기준 운영 미흡한 사실을 적발, 개선조치를 내렸다.


금융당국은 메리츠화재의 2016년부터 2018년까지 GA를 통해 체결되고 보험료 납부 8~16회차에 해지된 계약 수만건을 대상으로 차익거래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차익거래 계약이 전체 해지계약의 42.6%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8년 1~9월 체결된 계약의 경우 특정기간에 해지된 계약의 59.4%에서 차익거래 발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A상품의 경우 보험료 12회 납입 후 계약을 해지하는 GA에게 해지환급금을 제외하고도 모집수당(1626%)과 납입한 보험료(1200%)의 차이인 426%의 차익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다한 수수료를 책정하다보니 보험사에 낸 보험료보다 돌려받은 수수료가 많았던 것이다.


미래에셋생명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부 GA를 통해 보험계약 1748건 모집했는데 그 중 199건이 3회차 납입 후부터 19회차 납입 전 사이에 해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생명은 변액종신보험상품의 수수료 및 시책을 최고 2200%까지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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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3만개에 달하는 보험대리점에 대해 전수검사나 일괄적인 관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제도적 개선과 함께 보험사와 GA들이 자체적인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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