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ㆍ중 무역전쟁 격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증시가 부진했지만 각 증권사별로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투자(PI) 부문 등 수익원을 다각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사업 다각화에 한 발 늦은 대신증권은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70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순이익 4993억원과 비교해 42.2% 증가한 것으로 국내 증권사가 기록한 연간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2200억원, 8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 34.3%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B 부문과 자산운용(Trading) 부문 수익이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해외 비즈니스와 IB 수익 증대 등으로 순이익이 전년보다 43.6% 늘어난 663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16.0%, 41.9% 증가했다.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와 자본력,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실적이 크게 늘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년 만에 최대 실적을 또 다시 경신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증가했다. 2016년부터 4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국내외 부동산, 선박, 항공기, 해외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신규 수익원을 발굴에 주목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7.3% 증가한 3918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운용 및 IB부문에서의 실적호조에 따른 이익의 증가 덕분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31.8% 증가한 4764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외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지난해 각각 2901억원, 279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대비 52.9%, 84.5% 늘렸다.


이들과 달리 대신증권은 10대 증권사 중 거의 유일하게 역성장 했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68억원, 당기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38.9%, 27.3% 급감했다. 매출액은 2조6997억원으로 5.6%, 소폭 늘었지만 수익면에선 큰 폭으로 뒷걸음 한 것이다. 회사 측은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수탁 수수료 수입과 이자수익 하락으로 리테일 부문 실적이 축소됐다"고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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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대내외 악재에 대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대신증권은 여전히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작년의 경우 국내 증시는 미ㆍ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주식거래 대금이 크게 감소해 리테일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실적 악화는 예견됐지만 대신증권은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 위탁매매 수수료에 편중된 수익구조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기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위주의 과거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자산관리, 투자은행, 자산운용 부문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결과"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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