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해외연수 폐지하라" 성난 지역민들 靑 청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던 지난달 30일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인도에 설치된 현수막.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내포) 정일웅 기자] 전국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쏠리는 시선이 따갑다. 외유성 연수 의혹에 더해 대부분 연수 일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확산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해외연수를 향한 비난의 강도가 한층 더 세지는 분위기다.
7일 충남도의회와 관내 시·군 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천안과 금산을 제외한 13개 시·군 의원(의장 13명)은 오스트리아·체코·헝라기 등 동유럽 3개국으로 7박 9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떠났다. ‘리더십 역량 강화’와 ‘선전 문화관광시설 벤치마킹’이 연수 목적이지만 대부분 연수 일정이 각 나라별 주요 관광지와 연계돼 외유성 연수라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이들 의원이 비행기에 올랐을 때는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던 시기로 충남에선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이 중국 우한교민 임시생활시설로 정해진 것을 두고 반발이 거셌다. 여기에 때마침 전해진 지역 의원들의 해외연수 소식은 성난 주민들에게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의원 13명은 지난 5일까지 모두 귀국(6명은 조기 귀국)한 상태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방 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도 이와 궤를 함께 한다.
자신을 충남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소개한 이 청원인은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시국에 여행(해외연수)을 떠난 기초의회 의장의 태도가 기가 막혀 청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들의 여행 경로는 단골 코스 문화탐방이 대부분으로 경비로 잡힌 1억원 모두 주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해외연수에 참여한 기초의회 의장은 모든 비용을 토해내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그리고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정부가) 해외연수를 폐지할 것도 부탁드린다”고 일갈했다.
지방의회 의원의 해외연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은 비단 충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례로 전북도의회 의장은 지난달 29일~이달 6일 일정으로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으로 연수를 떠났다가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의식해 지난 2일 조기 귀국했지만 현재는 의장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또 강원 영월군의회 의원 4명은 지난달 29일~이달 5일 포르투갈·스페인, 대구시의회 의원 14명은 지난달 28일~이달 6일 사이에 미국·캐나다·유럽, 경북 칠곡군의회 의원 8명은 지난달 29일~이달 7일 호주·뉴질랜드로 연수를 다녀온 것을 빌미로 뭇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정상 이들 지방의회 의원 대부분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는 시점에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며 연수 프로그램 조차도 현지 문화탐방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비난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여론에 충남도의회의 한 의원은 “해외연수에 쏠린 국민적 비난에 ‘부끄럽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며 “해마다 끊이지 않고 나오는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에 기초의회 소속의 모든 의원이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몸을 낮췄다.
다만 “그렇다고 해외연수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그는 “우리가 흔히 쓰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해외연수 후 실감한 때가 있다”며 “의회가 그리고 의원이 지역에서 하는 일이 잘하고 있는지,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제도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 해외연수 기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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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해외연수의 어두운 단면 만을 보고 해외연수 자체의 폐지를 운운하기보다는 관련 제도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현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고민이 다수의 지방의회 의원들 사이에서 공론화 되길 바라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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