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고비 넘은 트럼프, 재선 행보 거침없이 시작됐다
롬니 이탈에도 상원 탄핵안 부결
'스트롱맨' 본격적 행보나서
트럼프 백악관서 입장 밝힐 예정
극심한 국론 본열 계속될 듯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안이 5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결국 부결됐다. 지난 4개월간 미 정치권을 달궜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도 이번 표결로 종료됐다. 예상대로 상원 탄핵 절차가 싱겁게 마무리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한 '스트롱맨'으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등 두 가지 탄핵안에 대한 표결을 각각 실시해 52대 48과 53대 47로 모두 부결시켰다. 지난달 15일 상원으로 탄핵안이 넘어온 지 20여일 만이고,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지 49일 만이다.
투표 이전에 탄핵안 찬성의사를 밝힌 밋 롬니 상원의원(공화)이 이탈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시작된 러시아 스캔들 관련 특별검찰에 이어 탄핵정국도 무사히 통과하며 임기 마지막 해의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재선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토대도 마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안이 부결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의미심장한 영상을 트윗에 올려 자신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지 표지 속에서 수세기 동안 대통령으로 표시된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영원한 트럼프'로 해석될 수 있는 '트럼프 4EVA(포에버)'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지난해에도 공개한 적이 있다. 인터넷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에 실패한 정치적 라이벌들을 조롱하기 위해 영상을 올렸다고 분석했지만 재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그만큼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11월 대선 영향은= 당장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행보에 모아진다. 그는 우선 6일 오후 백악관에서 탄핵 부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예고하며 민주당에 선전포고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도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성공적으로 증진했고 미국인에게 중요한 문제에 집중했다"고 강조하면서 "대통령은 2020년과 그 이후에 국민을 위해 그의 일을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국정연설에서 '위대한 미국의 귀환'을 선언하며 경제와 안보, 무역 등 치적을 나열하는 등 선거 유세를 방불케 했다.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AP통신은 이날 탄핵 무죄선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구심점으로 한 공화당의 단결과 여론조사상 지지도 호조, 민주당 경선 혼란 등에 한층 힘입어 재선 싸움 속으로 질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CNN은 "탄핵심판은 끝나지만 여진이 미국을 뒤흔들 것"이라며 상원의 무죄 선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가적 악몽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핵 과정에서 갈라진 미 정치세력의 극심한 대결과 국론분열의 여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분열 양상은 전날 국정연설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적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악수 요청을 무시했고 이에 맞서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원고를 보란 듯이 찢어버리며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펠로시 의장이 취임한 이후 지속되온 두 사람의 갈등은 탄핵을 계기로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골만 남기고 말았고 이런 상황은 대선에서도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펠로시 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를 지켜만 보지는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펠로시는 이미 '포스트 탄핵' 정치의 실마리를 캐냈다"며 향후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트럼프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위험한 선례가 돼 미래의 대통령들이 권력을 남용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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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관계 변화 시도 가능성 높아져=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에서 벗어난 만큼 한동한 뜸했던 북한과의 관계에도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을 통한 외교적 성과도 필요하지만 재선까지 북한을 관리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현재로서는 북한을 자극하기보다는 현상황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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