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합격한 트랜스젠더 "대학 등록할 수 있을지…화나면서도 무서워"
"만약 입학하더라도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해"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에 합격한 것과 관련해 입학 찬·반 논란이 일고 있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2일 한겨레는 지난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고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합격한 A씨(22)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내가 사회적 다수자인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인권을 위해 내 입학은 불허돼야 한다는 접근이나 성전환 수술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반응들을 보고 답답했다"며 "만약 입학하더라도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대학에 등록할 수 있을지 무섭다"고 말했다.
최근 성전환 수술 이후 육군에서 강제전역을 당한 변희수 하사와 관련해서는 "변 하사에 대한 반응 중 '조용히 살면 되는데 뭐하러 일을 키우냐'는 시선이 있었는데, 당황스럽고 분노도 일었다"면서 "다수나나 다른 소수자들은 어떤 소수자가 정체성을 드러내면 차별과 멸시가 있으니 숨어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일부 소수자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상황 모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A씨는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를 받기 전부터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다. 성별정정 허가를 받기 한달 전인 지난해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접수를 위해 원피스 차림으로 지역 교육청을 찾은 A씨는 당시 한 직원으로부터 '수능 당일에는 학생들이 불편해할 수 있으니 평범하게 입고 오라'는 조언을 받았다. A씨는 "시스젠더(생물학적 성과 자신이 느끼는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남성이라도 이런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아직 숙명여대 등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으나 만약 대학에 입학한다면 남다른 포부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소수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여기저기 알리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그는 "모든 사람을 좀 더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사람이 모든 분야에서 다수자일 수 없고, 어떤 상황에서는 소수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가는 A씨의 여대 합격 소식에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일부 숙명여대 재학생들은 단체로 입학처에 항의전화를 하고 총동문회에 항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내 게시판에도 '성전환 남성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며 많은 추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A씨를 지지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숙명여대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는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내고 "성기를 기준으로 여성을 구별하는 생각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기존의 여성 혐오적 시각을 답습한다"면서 "트랜스젠더란 이유로 입학할 수 없다는 주장은 스탠스젠더 혐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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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학교 측은 A씨의 입학과 관련한 논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우려는 인지하고 있지만, A씨가 성별정정을 했기 때문에 입학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공식 입장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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