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를 어이할꼬" 550억 배상안 놓고, 고심 중인 신한銀(종합)
주요 은행 키코 배상총액 400억~500억원대…신한銀 배상액은 550억으로 최대
하나·우리銀 수용 잠정 결론, 대구銀 수용 가능성 높아…신한銀, 키코 배상안 수용할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2008년 금융위기 때 중소기업에 큰 손실을 안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배상액이 시중은행별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7일 키코 배상안 수용 결정 시한을 앞두고 은행들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이사회를 열어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키코 배상과 관련해 분쟁조정 배상액 150억원, 자율조정 배상액 400억원으로 총 배상금액만 5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뒤를 이어 KEB하나은행의 배상총액은 400억원, 한국씨티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400억원,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분쟁조정 대상이 된 DGB대구은행, KDB산업은행을 포함해 총 11개 은행은 배상액이 각 사별로 수십억원, 많게는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키코 피해기업 4곳과 관련해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고 6개 은행에 총 255억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은행별로 피해기업에 총 피해액의 15~41% 배상을 권고했다. 은행들이 금감원의 배상 권고를 수락하면 향후 피해기업 147곳에 대한 자율조정이 시작된다.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을 수락하지 않는 은행들은 이후 이어질 자율조정에도 착수하지 않게 된다.
은행들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이사회를 개최해 키코 배상 수락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자율조정 금액을 합쳐 키코 배상액이 가장 큰 신한은행의 결정에 주목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사외이사 중심으로 키코 배상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키코 배상 수용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법적 시효가 지났고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가 있어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은행 내부에서는 이사회 통과가 쉽지 않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은행들이 키코 배상안 수용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점이다. 한 은행은 사외이사들의 반대에도 경영진이 간담회를 수차례 갖고 배상안 수용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키코 배상안 수락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달 초 이사회를 개최해 키코 피해기업 추가 배상을 위한 자율조정 문제를 다룰 은행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 은행 협의체 참여는 금감원이 지난달 권고한 분쟁조정안 수락을 전제로 해 사실상 피해구제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키코를 집중 판매한 외환은행을 2012년 인수함으로써 배상액이 400억원에 이르지만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우리은행도 키코 배상안을 수용키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결정을 따르기로 해 수용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이 속속 키코 배상안을 수락할 경우 신한은행 또한 평판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미국 본사 이사회의 판단에 맡겨야 해 배상안 수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키코 배상과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무적 판단이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키코는 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8월 3대 금융적폐 중 하나로 꼽은 사안이다. 정권이 바뀔 경우 키코 배상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해외에서는 키코 유사상품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들이 적극 배상한 사례가 적지 않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2013~2016년 이자율헤지상품 1만3936건(전체의 45%)에 대해 21억파운드(3조3000억원) 배상 결정을 내려 은행의 배상을 이끌어냈고, 일본 은행연합회(JBA)는 2011~2017년 외환파생상품 1169건(전체의 76.6%)에 대해 20~30% 수준에서 배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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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2013년 대법원 판결 후 감독당국이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다가 6년 만에 키코를 재소환했다는 점, 배상과 관련해 법적 시효가 지난 점을 들어 은행에 배상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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