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아시아 어프로치]공무원 복지부동 탈출이 어려운 이유

최종수정 2020.02.03 14:24 기사입력 2020.01.28 12:43

댓글쓰기

안정적 직장 대명사 공무원, 철밥통·무사안일의 또 다른 대명사
적극행정 추진 5년됐지만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는 미흡
적극행정 막는 이유 다양…공무원들 "일은 많고 책임의식은 부족하고" 자성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여렵다는 중국 공무원 시험 현장.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안정적인 공무원은 최고의 선호직장으로 꼽힌다.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여렵다는 중국 공무원 시험 현장.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안정적인 공무원은 최고의 선호직장으로 꼽힌다.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장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 대척점에 있는 불명예 대명사가 복지부동·무사안일이다. 역대 정부마다 공무원의 적극행정을 유도하고 적극행정에 따른 책임을 면책해주는 제도와 인센티브 등을 주고 있지만 공직사회와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간의 공직서비스에 대한 인식의 괴리는 여전한 게 사실이다.


최근 중앙행정기관 적극행정 종합평과결과를 발표한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보도자료에서 "지난 해 적극행정 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적 실행기반을 마련하고 범정부적 확산 노력을 전개해 왔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인사혁신처의 기관별 평가 결과를 보면 적극행정 추진 실적이 가장 우수한 기관으로 환경부, 관세청, 외교부, 법제처,중소벤처기업부, 인사혁신처, 해양경찰청 등 17개 기관이 우수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교육부, 국가보훈처, 여성가족부, 통일부, 검찰청, 새만금개발청, 원자력안전위원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8개 기관은 미흡한 기관으로 선정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인사혁신처는 출범 5주년을 기념해 국민 2880명과 공무원 1만28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5년간 적극행정 분야에서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긍정답변은 국민(49.0%), 공무원(47.2%)였고 부정답변은 국민(15.5%), 공무원(13.0%) 등으로 비슷했다. 이 조사 결과만으로는 공무원의 복지부동이 벗어나고 있다거나 아직도 복지부동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2019년 11월 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모습. <사진=인사혁신처>

2019년 11월 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모습. <사진=인사혁신처>


감사원이 지난해 펴낸 '적극행정 활성화 장애요인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공직자와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극행정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반대로 복지부동이 여전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지난해 6월 중앙정부및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 2967명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공직자들이 적극행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공직문화 등 환경적 요인(33.7%)이 가장 큰 것으로 인식됐고 불합리하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절차 등 제도적 요인(26.2%), 적극행정에 대한 공직자의 책임의식 부족 등 개인적 요인(20.9%),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리더십이나 적극행정을 가로막는 내부통제 운영 등 조직적 요인(16.6%) 등의 순이었다.


직급별로보면 상위직급으로 갈수록 공직자의 개인적 요인을 보다 높게 인식하고 환경적 요인을 낮게 인식했다. 반면 8급 이하의 경우 환경적 요인이 개인적 요인보다 많았다. 이는 적극행정이 어려운 원인에 대해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실무자(6급 이하)들은 공직 내부의 문화, 조직 분위기 등 환경적 문제가 크다고 보는 반면, 조직을 운영하는 관리자들은 개별 공직자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판단했다.

<출처=감사원 적극행정활성화 장애요인 분석>

<출처=감사원 적극행정활성화 장애요인 분석>



설문에 응한 공무원들은 적극행정을 가로막는 요인에 대해 "책임지기 싫어하는 공직자 인식, 자기가 처리하지 않고 문제를 다음 담당자에게 떠넘기는 책임의식부족" "하면 할수록 책임과 부담감은 늘어나고, 매번 그런 장애요소들과 대응해야 한다는 부정적인식, 정해진 틀 안에서 사고하는 방식" "현장 및 현실과 맞지 않는 법·절차" "과도한 행정업무 처리로 인해 적극적인 업무추진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부족" "상급자와 견해를 달리할 경우 이를 거부하고 적극적인 행정 추진 어려움 존재,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윗선에서 하라고 지시" 등의 의견을 내놨다.

또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공직문화, 철밥통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져있고 개개인의 퍼스낼리티 도한 기존 직원과 동일화시키는 경향" "소득행정,선례답습, 무사안일, 업무최소화에 익숙하고 힘들게 적극적으로 일하려는 의지 부족" 등을 지적한 내용도 있었다. 공무원들의 이같은 생각은 전문가들 대상 조사에서도 상당부분 비슷했다.


<출처=감사원 적극행정활성화 장애요인 분석>

<출처=감사원 적극행정활성화 장애요인 분석>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공공조직의 변화를 위해서는 공직사회의 전문성과 개방성제고, 공직가치 및 문화개선 등 적극행정 장애요인에 대한 개선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순환보직에 따른 전문성 부족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직무중심의 보직ㆍ경력관리 등 채용ㆍ인사시스템 개선과 함께 공직자의 다양성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공직문화를 개선하고 공직가치를 고취하는 교육 등을 통해 혁신에 관용적인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실적과 보상에 따른 인센티브 강화와 함께 소득행정이나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염격하게 철벌하는 신상필벌도 요구됐다.




이경호 편집기획팀장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