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코로나 대응에 208억 신속 집행…경제심리 위축될까 우려"(종합)

우한폐렴 긴급 관계장관회의

신종감염병 끊이지 않는데…보건의료 예산 매년 제자리걸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 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장세희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확산과 관련해 방역대응 예산 208억원을 신속 집행하고, 부족 시 올해 예산에 편성된 목적 예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될 경우 국내 경기 반등에도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방역예산 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올해 예산에 반영돼있는 방역대응체계 구축운영비 67억원, 검역ㆍ진단비 52억원, 격리치료비 29억원 등 총 208억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선제방역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미 확보된 예산으로 부족하거나 추가 소요가 발생하면 올해 예산에 편성된 목적 예비비 2조원을 지원하는 등 예산 측면에서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겠다"며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전세기 파견 예산 10억원도 이미 예산에 반영돼있는 만큼 전세기 파견이 결정될 때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실물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점검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중국 내 확산이 중국 소비 및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경제, 우리 수출 등에 가져올 파급 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등 과거 사례들을 참고해 관광 및 서비스업 등 내수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분석하고 필요한 조치를 시행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심리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2003년 사스, 2015년 메스르 사태 때는 일정 부분 제한적이지만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연초 경제심리가 회복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역 예산 부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부가 본 예산 부족 시 예비비를 당겨 쓰기로 결정한 것은 신종 코로나에 대응할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예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한 방역 예산은 보건의료 예산에 포함된 질병관리본부 예산으로 올해 8171억원만 편성됐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신종감염병이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보건의료 예산은 제자리 걸음이다. 2015년 메르스 파동 당시 보건 의료 예산은 2조2800억원으로 보건복지 전체 예산(53조4000억원)의 4.3%에 불과했다. 당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관 부족 문제 등 보건의료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올해 보건예산 역시 2조7694억원으로 전체 보건복지 예산(82조7694억원)의 3.4% 수준이다.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