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슬 연예기자]

[리뷰]'남산의 부장들' 냉정과 열정의 우아한 격돌, 황홀한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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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게 강렬하다. 이병헌은 마치 역사를 찢고 나온 김재규(김규평) 같다. 냉정과 열정이 혼재돼 우아한 빛을 내는 웰메이드 누와르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은 1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1979년 10월 26일 오후 7시 40분,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살해한다. 이는 18년간 지속된 독재정권의 종말을 알린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으로 기록됐다. '남산의 부장들'은 사건이 일어나기 40일 전으로 시계를 되돌린다.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분)은 미국에서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한다. 그를 막기 위해 김규평(이병헌 분)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 분)이 나선다. 영화는 김규평, 이희준의 과열된 충성과 박용각, 그리고 박통(이성민 분)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감정을 면밀히 따라간다.

원작은 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기반하여 출판된 전 동아일보 기자 김충식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우민호 감독은 방대한 원작의 내용 중 10.26 사건에 집중했다. 우리가 잘 아는 사건인데도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에 있다. 우 감독은 객관적 시선을 견지하면서도 인물 내면의 깊은 곳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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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는 '남산의 부장들'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등이 빈틈없는 연기로 쫀쫀한 심리전을 펼친다. 특히 이병헌은 실제 김재규(김규평)가 살아난 기분이 들 정도로 관객을 몰입케 한다. 심지어 눈 밑 떨림까지 연기해낸다. 특히 그가 감정을 꼼꼼히 분석하고, 고민한 흔적이 스크린을 뚫고 나온다. 이병헌은 탁월한 연기력으로 놀라울 만큼 일찍, 너무도 쉽게 관객을 제 편으로 만들어버린다.


마치 이병헌의 1인극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받을 정도로 그가 표현하는 김규평은 탄탄하다. 이병헌은 호연으로 그 시대의 얼굴을 완성했다. 그의 눈빛 연기는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이성민 역시 놀랍다. 그는 1961년부터 79년까지 제1 권력자로서 독재정치 행한 박통을 섬세한 심리묘사로 완성해냈다. 후반부로 갈수록 늘어가는 권력욕과 흔들리는 모습을 잘 표현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외형적 묘사도 일품이다. 말투, 표정, 걸음걸이까지 리얼리티를 배가 시킨 노력이 집중도를 높인다.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로 절치부심한 모습이다. 작정이나 한 듯이 단단하게 극을 완성했다. 정치 드라마로서도 손색없으며, 인물들이 펼치는 심리전이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영화의 프러덕션도 극찬할 만하다. 디테일한 공간 묘사와 대규모 로케이션으로 당시를 잘 재현했다. 일부 장면에서는 마치 연극처럼 연출해놓은 구성도 눈에 띈다. 설 연휴 출사표를 던진 '남산의 부장들'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 돋보인다. 15세 이상 관람가. 113분. 1월 22일 개봉.


이이슬 연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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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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