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 / 짐 로저스 지음 / 오시연 옮김 / 이레미디어

[빵 굽는 타자기]짐 로저스의 외침 "日, 그러다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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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2018년 가을 세계 3대 투자자 가운데 한 사람이 일본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다. 대표적 지일파로 손꼽히는 짐 로저스가 바로 그다. 당시 로저스는 일본 경제의 추락을 넘어 일본의 소멸까지 단언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의 저자 로저스가 일본의 위기를 확신하는 근거는 저출산ㆍ고령화로 요약되는 인구 구조와 막대한 장기 부채에 있다. 일본은 인구 유지를 위해 출산율(여성 1명당 아이 2.1명) 방어에, 외국 이민자 수용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 그 사이 2018년 말 기준으로 일본이 안고 있는 장기 국채는 947조엔(약 1경228조원)까지 급증했다.

여기에 '터무니없는 정책' 아베노믹스가 기름을 붓는다. 제조업 위기의 극복이라는 특명 아래 등장한 아베노믹스가 버블 시대와 맞먹는 호황을 가장한 주식시장, 연간 100조원에 가까운 재정적자 등을 유발한다. 부채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일본은 부채 수준을 끌어올리는 불필요한 공적자금 투입에는 적극적이다. 저자는 그 대표적 사례로 내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을 꼽는다. 이대로라면 30년 뒤 일본은 범죄와 폭동의 나라가 되리라는 게 저자의 예측이다.

이 모든 상황을 바탕으로 내린 로저스의 판단은 상당히 확신에 차 있다. "지금은 주식이든 통화든 일본과 관련된 자산은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 살 생각도 없다."


그는 일본이 위기를 피해 가려면 인구 감소에 국가 개방으로, 막대한 부채에 지출 삭감으로 곧장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이민에 대해서는 외국인 차별을 없애고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글로벌 환경 접촉 기회가 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너무 빠르게, 너무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받아들이지만 않는다면 이민자로 인해 사회가 불안해질 우려도 없다고 설명한다.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는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분석도 담고 있다. 저자는 앞선 저서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에서 한국이 5년 후 가장 행복한 아시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에서도 한반도의 미래를 꽤 긍정적으로 묘사한다. 그가 일본 경제 붕괴의 이유로 드는 재정적자와 심각한 저출산ㆍ고령화 등은 얼핏 보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와 유사하다. 취업 준비생의 희망 직업 1순위가 공무원이고, 다수의 여성이 일과 육아를 양립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은 마치 우리의 이야기인 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과 일본이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대표적 차이가 폐쇄성이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서 이민자도 받지 않는 일본은 외국으로 진출하는 것조차 꺼린다. 한국도 외국인에 대해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기질은 일본인보다 좀 더 개방적이다. 2017년 여권 보유율이 일본 22.8%, 미국은 42%, 한국이 61%라는 점도 일본인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국의 미래가 밝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북한의 존재다. 고령화, 외국인에 대한 보수적 성향은 한국이 일본과 동일하게 갖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이런 문제 대부분은 남북통일을 통해 해결되리라는 게 로저스의 판단이다.


그는 북한의 잠재성에 주목한다. 중국의 선례로 볼 때 문호가 열림과 동시에 북한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일궈내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2013년 스키리조트 건설에서 시작해 15개 자유무역지대를 지정하고 평양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 등 변화에 앞장선 김정은도 높이 평가한다. 저자는 한국인의 개방적 기질과 북한의 풍부한 자원 및 노동력이 결합하면 세계의 자금이 한반도로 흘러 들어올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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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돈의 흐름으로 본 일본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부제와 달리 한국에 대한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기대하긴 어렵다. 한국을 향한 로저스의 장밋빛 전망이 촘촘하지 않고 다소 무딘 면도 없지 않다.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는 기본적으로 현실을 외면한 채 부채가 또 다른 부채로 메워지는 일본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책이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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