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중국 광서민족대학에서 주최하는 중국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동맹 포럼에 싱가포르 대표로 참가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포럼에는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각 아세안 국가 대표가 참여해 간단한 학술 발표를 했다.


[아세안칼럼] 아세안과 새로운 관계설정에 공들이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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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서민족대학에 위치한 도시 난닝은 매우 흥미로운 곳이다. 베트남에서 운전으로 2~3시간 거리에 있으며 중국 소수 민족인 장족 자치구 지역의 수도이다. 또한 따뜻한 열대 기후로 중국에서 가장 '녹색'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러다 보니 중국은 이곳 난닝을 아세안 국가와의 중요한 교류지로 발전시키는 데 오래전부터 노력을 해오고 있다. 난닝도 다른 중국 도시와 마찬가지로 그 발전이 매우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매년 지하철 노선이 증가하고, 중국에서 손꼽히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특히 지리적 위치의 장점을 살려 난닝 도시에 '중국ㆍ아세안 국제 거리'라 불리는 거리가 있다. 또한 2004년부터 매년 중국ㆍ아세안 엑스포(CASEAN Expo)도 난닝에서 개최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가 모두 초대돼 농업 및 중공업, 관광업 관련 무역, 투자뿐만 아니라 디지털 경제, 과학 기술, e상업 등을 교류한다. 또한 매년 비(非)아세안 국가를 엑스포에 초빙하는데, 한국의 경우도 2015년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힘입어 난닝도시는 더욱더 활발하게 변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참석하게 된 중국ㆍ아세안 동맹 포럼은 흥미로웠다. 우연히 운이 좋아 한국인으로서 싱가포르 대표로 참석하게 되다 보니, 한국의 남방정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서민족대학은 모든 아세안 국가 언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곳 재학생들은 교환 학생 프로그램으로 아세안 국가로 1~2학기 유학을 떠난다. 또한 아세안 국가 출신 학생들을 장학금과 함께 초대해 광서민족대학에서 중국어로 석, 박사 과정을 제공하기도 한다. 현재 두 번째로 개최된 중국ㆍ아세안 동맹 포럼은 어떻게 각국의 아세안 국가가 중국과의 동맹을 긍정적으로 모색하는지에 대해 토론했다. 물론 강력한 중국 자본의 힘에 끌려가는 듯한 느낌도 들기도 하지만 자유 토론 중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오고 갔다. 그중 하나가 아세안 국가로 교환 프로그램을 마치고 온 매우 앳띤 중국 여학생의 발표였다. 수줍게 손에 꼬깃꼬깃 접힌 종이를 펴면서 학생은 유학 지역에서 느꼈던 현지인들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체험하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왜 이러한 마음이 강한지, 무엇을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신랄하게 나이가 지긋한 참석자들 앞에서 발표했다. 매우 인상깊었다. 학생의 발표를 화두로 중국의 아세안 진출에 앞서 과연 중국의 불평등과 국내 발전을 잘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했다.

한국의 남방정책과 물론 규모적인 면, 목표적인 면에서 매우 다르지만 중국의 일대일로 속에 담긴 아세안 국가와의 교류 강화는 둘 다 그 목표는 비슷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포럼에서 젊은 학생이 그러한 식견을 내놓고 그에 대해서 학자들이 토론하게 돼 매우 신선했다. 또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난닝도시가 중국ㆍ아세안 교류에 어떠한 역할을 할지 눈여겨볼 만할 것 같다. 한국의 아세안 남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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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정치국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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