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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줄 건 가난밖에…" 아이 낳지 않는 '딩크족'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19.12.14 06:00 기사입력 2019.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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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어려움으로 '딩크족' 선언하는 부부 늘어나
신혼부부 10쌍 중 8쌍, 빚 진 채 결혼생활 시작
전문가 "정부의 적극적 대처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인턴기자] # 결혼한 지 1년 차 된 신혼부부 김 모(31) 씨와 아내 이 모(28) 씨는 경제적 이유로 인해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김 씨는 "아내와 결혼하기 전부터 함께 결정한 일이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빚이 많이 늘었다. 이 빚을 언제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자식까지 낳게 되면 집안 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내 이 씨도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기를 수 없다"며 "아이가 태어난다고 해도 빚부터 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 요인 등을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는 정부의 적극적인 저출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녀를 출산하지 않으려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20~30대 미혼 성인남녀 8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딩크족 계획 여부 관련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3.9%가 "그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딩크족이 되고 싶은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8.8%) ▲임신, 출산에 따른 직장경력 단절 우려(34.5%) ▲육아에 자신이 없어서(32.7%) 등을 꼽았다.


애인과 3년째 연애 중인 직장인 A(27) 씨는 "결혼할 마음도 없지만, 결혼한다고 해서 자식을 낳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기를 낳으면 책임져야 할 사항들이 배로 늘어난다. 하지만 내 자식을 책임지기에는 경제적인 면도 그렇고 여러모로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직 아이의 삶보다는 내 삶을 좀 더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신혼부부는 빚과 함께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2018년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신혼부부 10쌍 중 8쌍 이상은 은행 등에 빚을 진 채 결혼생활을 시작하며 그중 절반은 1억 원 이상 금융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부모세대인 5060도 아이를 낳지 않는 청년층에 공감했다. 20대 자녀를 둔 B(54) 씨는 "우리 세대에는 아기를 낳는 게 필수조건이었는데 지금은 선택사항이 된 것 같다"며 "아무래도 우리 세대보다 지금 세대가 취업 장벽도 높아졌고 경제적으로 훨씬 어려워졌기에 아이를 낳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30대 자녀를 둔 C(58) 씨 또한 "자식에게는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아이가 원하는 걸 돈이 없어 사주지 못할 때 자식에게 제일 미안하다"라며 "예전에는 학원을 안 보내도 됐는데 지금은 사교육비나 기타 비용이 더 많이 들지 않느냐. 옛날보다 자식에게 들어가는 돈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딩크족'을 선언하는 부부가 늘자 출산율 감소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98명을 기록했다. 1983년 2.06명을 마지막으로 지속해서 하락해 1명대를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 합계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지난해 결국 1명 밑으로 추락했다.


올해 역시 출산율 감소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88명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출생아 수는 30만 명을 넘기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는 딩크족이 생겨나는 이유가 '경제적 문제'와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양육에 대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육아 부담이 크다. 또 집값도 뛰고 여러 가지로 청년층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안정적일 때 아이를 낳고자 하는 의지가 비교적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에 따른 두려움도 있다"며 "아이가 있으면 자신의 시간을 아이에게 투자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시간적·심리적·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에 출산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곽 교수는 저출산 정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제언했다. 그는 "출산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출산 지원이나 양육 시스템에 관한 적극적인 정책을 만들지 않는 이상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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