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베트남戰’, 레드오션이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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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베트남이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공들이는 격전지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이 외국계 은행 1위 수성 및 격차 확대에 주력하는 가운데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현지 은행 인수, 영업망 확대 등을 통해 수년 내 1위에 올라서겠다며 공세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이 '레드오션'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베트남은행은 올해 연간 순이익 1000억원을 첫 돌파할 전망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약 930억원을 달성해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 규모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1위로 현지 기업, 현지인 영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면서 순익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화를 위해 자산, 고객, 직원 3대 부문으로 나눠 지표를 관리하고 호치민에 '신한PWM 푸미흥센터' 개설 등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WM) 업무도 확대하는 추세다. 베트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잘로(Zalo),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모모(MoMo) 등과 협력해 리테일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기업 고객을 위주로 한 영업에서 벗어나 현지화한 노력이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도 다낭 지점을 포함한 6개 지점을 추가 개설해 베트남 남ㆍ중ㆍ북부를 잇는 36개 전국 영업망을 구축, 외국계 은행 1위로 후발주자와 초격차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신한은행 텃밭인 베트남에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며 시장 점유율 뺏기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최근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 BIDV 지분 15%를 1조148억원에 취득, 2대 주주로 올라섰다. BIDV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자산 66조3000억원, 순익 3809억원을 달성했다. 이번 지분 인수로 하나은행은 BIDV를 통해 단숨에 연간 600억원 안팎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하노이, 호치민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소규모 영업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BIDV가 보유한 1000개 지점과 사무소, 5800여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막강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 기업과 현지인 대상 영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은 현지 직원을 채용해 현지 기업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고 마진율 높은 현지기업에 대한 현지통화 표시 자산도 늘려갈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7일 다낭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연내 비엔화, 사이공, 빈푹 지점을 추가로 열고 오는 2021년까지 20개 이상 영업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신한은행에 비해 적은 영업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 모바일 뱅킹을 출시, 비대면 리테일 영업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자산수탁사업, 기업금융(IB) 주선 등으로 업무 영역도 넓힌다는 방침이다.


국내 은행들이 레드오션이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베트남 공략에 나서는 것은 여전히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의 계좌 보유율은 30% 수준에 그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베트남 민간신용 규모가 2017년 2881억달러에서 2030년 1조1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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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은 신남방 지역 중에서도 시장 규모가 크고 낮은 임금, 젊은 노동력, 동남아 무역 허브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며 "경제 발전과 함께 금융 시장의 성장 여력이 큰 만큼 인도네시아와 함께 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한 은행간 각축전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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