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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년 된 백화점을 삼킨 설립 7년차 패션스타트업 '르 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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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 '르 토트' 설립 3년 만에 매출 140억원 돌파, 기업가치 2098억원
저렴한 가격의 구독료·임부복 렌트·의류 판매로 경쟁사들과 차별화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 '로드 앤 테일러' 인수로 브랜드 입점 확장

193년 된 백화점을 삼킨 설립 7년차 패션스타트업 '르 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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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1826년 설립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로드 앤 테일러(Lord & Taylor)'가 1억 캐나다달러(약 895억원)에 매각됐다. 인수자는 설립된지 7년밖에 되지 않은 의류구독 서비스 스타트업인 '르 토트(Le Tote)'다. 부동산 자산은 기존 모기업이었던 허드슨 베이 컴퍼니(HBC)가 갖지만 로드 앤 테일러의 지적자산과 38개 매장 및 디지털 채널, 인벤토리 등에 대한 권리는 르 토트가 가진다. 온라인을 기반으로하는 스타트업이 정통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인수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 북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사실 르 토트는 최근 미국에서 가장 핫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힌다. '패션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르 토트는 의류 구독 서비스 기업이다. 한 달에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넷플릭스처럼 옷을 구독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정기배송 모델과 렌탈을 결합한 방식이다. 2012년 설립돼 3년 만에 매출 1200만 달러(약 140억원)을 돌파했고, 170만 개의 의류를 배송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르 토트의 최근 기업가치를 1억8000만 달러(약 2098억원)로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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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어떻게 '구독'하는 걸까?

르 토트는 매월 구독자들로부터 의류에 따라 79~89달러를 받는다. 구독자들이 월정액권을 끊으면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의류를 선택하고, 르 토트는 그와 맞는 의류 물론 어울리는 가방, 주얼리, 스카프 등 액세서리까지 '토트'라는 박스에 담아 배송해준다. 배송과 반송 모두 무료이며, 대여한 옷에 대한 보험도 들 수 있다. 즉 옷에 얼룩이 묻거나 단추를 잃어버리는 등 옷이 망가지더라도 5달러만 추가로 내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또 르 토트의 최대 경쟁사로 '렌트 더 런웨이'를 거론하는데, 사실 렌트 더 런웨이와는 타깃층이 다르다. 렌트 더 런웨이는 드레스나 명품 의류 등 고급 의류를 취급한다. 때문에 같은 구독료(89달러)를 내도 최대 10개의 의류와 액세서리를 받을 수 있는 르 토트와 달리 4개 품목만 빌릴 수 있으며, 명품 드레스의 경우 한 벌에 100달러를 훌쩍 넘는다.


임부복을 빌려주는 것도 르 토트만의 장점이다. 사실 임부복 구독 서비스가 르 토트의 사업 초기 모델인데 이런 아이디어는 르 토트를 설립한 창업자 인도계 미국인인 라케시 톤든(Rakesh Tondon)의 아내 때문에 나온 것이다. 톤든의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당시 톤든에게 "임부복을 빌릴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어. 임부복에 돈을 쓰고 싶지 않아"라고 말한 것. 그리고 그의 아내는 출산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나 여동생과 임부복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브레트 노스아트(Brett Northart)와 르 토트를 설립했다.

게다가 구독자들은 마음에 드는 옷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점도 렌트 더 런웨이와 다른 점이다. 렌트 더 런웨이는 고가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화장품이나 스타킹, 속옷에 한해서만 판매를 진행 중이지만 르 토트는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 의류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르 토트는 판매를 통해 수익를 내면서도 재고 관리가 가능해지고 고객들은 소매점보다 20%에서 최대 50% 저렴한 가격으로 의류를 구입할 수 있어 상부상조라고도 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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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토토는 '백화점'으로 뭘 하려는 걸까?

패션시장에서 가장 뜨고 있는 '패션 스트리밍'을 사업 모델로 하는 르 토트는 왜 쇠퇴하고 있는 정통 오프라인 채널인 '백화점'을 인수한 걸까? 먼저 현재 르 토트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는 150여 개다. 그런데 로드 앤 테일러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는 500여 개 수준으로 르 토트는 입점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게 된다.


또 38개 로드 앤 테일러 매장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토트 박스 배송은 2~3일가량이 소요된다. 만약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돌려보내고 받는데만 1주일 이상이 걸린다. 그런데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면 단 몇시간이면 토트 박스를 받아볼 수 있다. 사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공을 이룬 업체들의 오프라인 매장 활용 방안은 상당히 많다. 픽업 장소로 사용할 수도 있고, 쇼룸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포브스는 이런 르 토트의 로드 앤 테일러 인수에 대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기존 업체들이 새로운 업체들을 인수했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업체들이 기존 업체들을 인수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로드 앤 테일러라는 사업체가 더 크기 때문에 르 토트가 인수한 것을 의아해할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로드 앤 테일러는 투자자들에게 관심 없는 옛 사업체에 불과한 반면 르 토트는 새로운 판매 방식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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