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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균' 출처 두고 4년 공방..내년 10월께 판가름

최종수정 2019.10.15 19:45 기사입력 2019.10.1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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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ㆍ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 두고 진실게임
美 ITC, 내년 심리ㆍ예비판정 거쳐 10월께 1차 결론낼듯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상품 메디톡신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상품 메디톡신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주름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보톡스'는 미국 제약사 엘러간이 박테리아의 일종인 보툴리눔 톡신(독소)을 활용해 만든 상품명이다. 이마나 미간 등에 생기는 표정주름을 만드는 근육을 이완시켜 주름을 없애는 원리인데 원래는 눈꺼풀경련이나 사시, 겨드랑이 다한증 등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보툴리눔 성분명으로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곳은 메디톡스다. 상품명은 메디톡신주(클로스트리디움보툴리눔독소A형, 수출명 뉴로녹스주)로 2014년 206억원어치를 생산했는데 지난해에는 950억원 정도로 다섯배 가까이 늘었다. 2013년 허가받은 대웅제약의 나보타주(클로스트리디움보툴리눔독소A형)는 같은 기간 생산실적이 148억원에서 126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각각 다른 분량의 상품이 여럿 허가를 받아 시판중인데 이를 제외한 수치다.


국내 1위 보툴리늄업체 메디톡신과 대형 제약사 대웅제약간 공방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현 대표이자 메디톡스를 창업한 정현호 대표는 보툴리눔 관련연구로 학위를 딴 박사 출신으로, 당시 대웅제약ㆍ휴젤 등 국내 다른 업체들이 해외 각국에서 임상 막바지에 들어갈 즈음 균주의 출처에 대해 문제삼고 나섰다. 당시 정 대표의 언론인터뷰를 보면 메디톡신의 경우 1960년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공부하던 카이스트 교수가 귀국하면서 국내에 가져왔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해 상품화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상품 나보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상품 나보타



보툴리눔이 아주 미세한 양으로도 수백만명을 살상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물질인데, 다른 업체의 주장대로 자연상태에서 발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당시 문제제기에 대해 "(다른 업체에) 시비를 거는 게 아니라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시점에 균주의 출처를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국가망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제품을 내놨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대웅제약 측이 자사 균주를 훔쳤다면서 두 회사 모두 유전자 염기서열을 공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대웅제약 등을 상대로 민ㆍ형사상 소송이나 진정을 내는 한편 해외에서도 송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해 현재 전문가 분석 등 공방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기한 청원이 균주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 ITC 제소는 지적재산 침해혐의를 가려달라는 것이다. ITC 재판부는 지난 7월 두 회사가 각자 선임한 전문가를 통해 감정시험을 진행하라고 했고, 최근 두 회사 모두 각자 정리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메디톡스는 미생물유전학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폴 카임 미국 노던애리조나대 교수에게 의뢰해 지난달 20일 제출했고, 대웅제약은 데이비드 셔먼 미시간대 박사를 통해 지난 11일 넘겼다.

메디톡스·대웅제약, 각자 미국 전문가 선임해 분석
결과보고서 ITC 제출..각자 "자사 유리, 상대 거짓" 강조

통상 이 같은 보고서는 별도 지정된 법률대리인 외 열람이 불가능하나 이번에는 두 회사 대리인이 따로 합의해 결론부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15일 두 회사 모두 보고서 결과 등을 담아 보도자료를 오전에 냈다. 결론은 각자 진행한 분석결과가 자기 회사에 유리하다는 내용이었다. 대웅제약은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을 직접 비교해 두 회사 균주가 차이를 보이는 걸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균이 한국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자사 균주에서 유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정반대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각자 공개한데다 상대 측이 잘못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갈등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진 입장차를 좁히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ITC는 내년 2월 재판에서 심리에 해당하는 히어링을 시작하고 5월 전후로 예비판정을 내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0월께 1차 판정을 내린다. 패소하더라도 반박은 가능하다 1차 판단이 상당히 중요한 만큼 두 회사 모두 총력대응하는 모습이다.


메디톡스는 이날 오후 들어 "(두 회사가 각자 선임한 미국 전문가의)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는 데 동의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재차 배포했다. 앞서 대웅제약이 지난달 보고서 제출기한을 넘겨 ITC에 제출한 것 역시 자신들이 지정한 전문가가 진행한 보고서 결과를 확인한 후 뒤늦게 대응한 것이라며, 대웅제약의 보고서가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회사 측은 "대웅제약만 합의하면 (보고서) 전체 공개가 가능하기에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논쟁을 하지 말고 두 박사의 보고서 전체를 공개해 시비를 가리자"고 주장했다.


'보톡스균' 출처 두고 4년 공방..내년 10월께 판가름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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